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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사단장 곧 진급…“사표 내지 말아야”
지난해 8월9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공익제보자 ㄱ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4분13초간 이뤄진 통화의 녹취록을 보면,성시경막거리이 전 대표는 대통령을 뜻하는‘브이아이피’를 먼저 언급한다.ㄱ 변호사가 “그 사단장 난리 났대요”라고 말을 꺼내자 이 대표는 “임 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 가지고 ㄴ이가 전화 왔더라고.그래 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내가 브이아이피한테 얘기를 하겠다(라고 ㄴ에게 말했다)”라고 답한다.
문화방송(MBC)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올해 3월4일 통화에서도 자신의 개입을 인정했다.ㄱ 변호사가‘임 전 사단장이 채 상병 순직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이 전 대표는 “그러니까 쓸데없이 내가 거기 개입이 돼가지고,성시경막거리사표 낸다고 그럴 때 내라 그럴걸”이라고 말한다.
이 전 대표는‘구명 로비’외에도 군과 경찰 인사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간다.사실이라면 외압 의혹 사건은 인사 개입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
지난해 8월 통화에서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소장(별 2개)인 임 사단장을 중장(별 3개)으로 진급시켜줄 것이기 때문에 사표를 내지 말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다.이 전 대표는 “원래 그거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그래서 내가 브이아이피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왜 그러냐면 이번에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이라고 말한다.해병대 최고위직인 사령관은 중장(별 3개)이다.해병대에 대장(별 4개) 자리를 만들면 소장인 임 사단장도 중장으로 진급하기 수월해진다는 취지로 읽힌다.
경찰 인사에도 관여했다는 취지의 대화도 있다.이 전 대표는 당시 경무관인 한 경찰 인사를 언급하며 “오늘 ○○ 것도 연락이 와가지고 ○○ 것도 오늘 저녁때 되면 연락 올 거야”라고 말한다.ㄱ 변호사가 ○○이가 누군지 묻자 이 전 대표는 “○○○ 서울 치안감.별 2개 다는 거.전화 오는데 별 2개 달아줄 것 같아”라고 덧붙인다.그는 “그래도 또 우리가 그 정도는 주변에 데리고 있어야 되지 않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경무관의 승진 인사를 어딘가 부탁했고,그곳에서 연락이 올 것을 기다린다는 취지로 해석된다.다만 해당 경무관은 치안감으로 승진하지는 못했다.통화에 언급된 경무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 전 대표를 아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해당 녹취록은 김 여사와 직접 연결된 인물이‘내가 브이아이피에게 구명 로비를 했다’고 스스로 진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 전 대표와 김 여사의 관계를 고려하면,김 여사가 청탁 창구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공수처 수사는 외압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공수처는 최근 ㄱ 변호사를 불러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의 관계 등을 물었다.ㄱ 변호사는 해당 녹취 등 관련 증거물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앞서 이씨와 전직 해병대 출신 경호처 관계자,ㄱ 변호사 등이 지난해 5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임 전 사단장과의 골프 모임을 논의한 정황이 공개되면서 야권 등 일각에서는 이씨가 임 전 사단장의‘구명 통로’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이씨가 임 전 사단장과 김 여사 간 매개 역할을 해 초동 조사에서 과실치사 혐의자에 포함됐던 임 전 사단장이 최종적으로는 혐의자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도운 게 아니냐는 것이다.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청문회에서 “해당 골프 모임이 추진되는 자체를 알지 못했고,성시경막거리그분(이씨)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휴대전화에 그분 전화번호가 없다”고 답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수사기관은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확인해보고 뺄 것과 넣을 것을 구분해 공적 수사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수사팀이 청문회 때 나온 얘기부터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내용을 살펴보고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