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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등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23일 성확정 수술을 받은 사실을 공개한 뒤 군에서 강제 전역 조치를 당하고 2021년 자살한 고 변희수 하사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앞두고 추모식을 열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에서‘변희수 하사 순직 결정 및 대전현충원 이장 시민 추모대회’를 열었다.
여군으로 계속 복무하길 원했으나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군으로부터 강제 전역당한 변 하사는 사망 3년여 만인 지난 4월 순직을 인정받았다.지난 5일에는 대전현충원 안장이 결정됐다.변 하사의 안장식은 24일 오후 3시 열린다.
추모대회에 온 일부 시민들은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분홍색과 파란색이 섞인 깃발이 그려진 배지,중랑구 야구티셔츠 등을 착용했다.몇몇 시민은 연대 발언을 듣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윤선주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 상담팀장은 무대에 올라 “한때 저는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희수님이 무모해 보여 걱정이라는 포장을 씌워 어린아이로 단정 지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윤 팀장은 “하지만 지나고 보니 희수님은 스스로 책임질 줄 알았던 어른이었다”며 울먹였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변 하사의 순직 인정 재심사 권고를 주도했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평등이라는 문제는 누구나 다 아는 문제인데,현실을 보면 곳곳에서 차별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더는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념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은 “변 하사가 국방부로부터 순직을 인정받고 현충원에 안장된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인권의 역사를 전진시키는 큰 의미가 있다”며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을 없애겠다고 말하던 변 하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군 복무 중 사망한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희수가 차별에서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냈을까를 생각하면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젊은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책임져주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 시민들도 자리를 지켰다.영안씨(활동명·28)는 “대학생 시절 줌 강의를 듣다가 변 하사의 사망 소식을 듣고 몸을 가누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며 “용기를 내는 개인들이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는데,이번 안장 소식은 일어나야 할 일이 마땅히 일어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혐오 세력이 변 하사 생전에도 많은 상처를 남겼는데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며 “변 하사 안장에 반대하는 집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데 사자명예훼손과 장례방해 혐의 등으로 관용 없이 처벌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기독교 단체 등이 변 하사 안장식이 예정된 24일 대전현충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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