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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초과학 학회협의체 교육 포럼 '기초과학 교육의 위기와 도전'
"2028년부터 적용하는 대입제도 개편안에 따라 기초과학 연구인력을 양성하기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됐다."
국내 기초과학 연구자들은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기초과학 교육의 위기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 '2024 기초과학 학회협의체 교육 포럼'에서 이같은 우려를 표했다.기초과학 학회협의체에는 국내 기초과학(수학,물리학,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연구를 이끄는 한국물리학회,대한화학회,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대한지질학회 등 주요 학회가 소속돼 있다.
이날 연단에 선 발표자들은 2028년부터 적용하는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해 "고교 과학교육과 대학 교육 간 간극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대로면 기초과학 연구자를 양성하기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8 대입 제도에 따르면 고교 교육과정의 '심화 수학(미적분 2·기하)'이 수능시험 출제에서 제외된다.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선택과목제를 폐지하고 '통합과학' 영역에서만 문제를 출제한다.통합과학은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기초 소양 과학이다.선택과목은 이른바 '물·화·생·지(물리,화학,생물,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지리)'로 분류돼 통합과학보다 심화된 교과 내용을 다룬다.
이날 연단에서 선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전공 수업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이수학점을 줄이는 추세"라며 "고교 과정에서 단순화한 내용을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데,이마저도 대학이 가르칠 수 없는 상황이 반복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고교 과학교육 과정이 축소되며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낄 새 없이 점수에 맞춰 기초과학 학과에 입학한 학생의 이탈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학생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기조 아래 이중 전공이나 전과 기회가 전보다 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가 재직 중인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3~4학년 학생 대부분이 이중 전공을 택했다"면서 "이전엔 절반 수준이었던 이중 전공자가 70~80% 수준으로 늘었다"고 전했다.이공 전공자의 대부분은 공학 등 취업에 유리한 응용 분야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또 "저학년의 경우 재수생이나 반수생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수란 경북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기초과학이 '직업적 안정성'을 제공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의학계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는 이유는 졸업 후 직업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기초과학은 정규직 일자리 자체가 적은데다 40세가 넘어도 박사후연구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 올해 과학기술계를 강타한 R&D(연구·개발) 예산 감축을 언급하며 "학생들이 험난한 과정을 뚫고 대학원까지 오더라도,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연구비가 없으면 대학원생을 길러내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김 교수 연구실의 경우 이번 삭감으로 '박사급 대학원생의 1년 치 인건비'를 잃었다.기본과제 연구비가 20% 삭감(5200만원→4500만원)됐다.
그는 올해 기초과학 연구자가 도전할만한 정부의 연구 과제가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특히 이공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 신규과제 중 창의·도전연구기반지원,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지역대학우수과학자 등을 지원하는 '학문균형발전지원' 과제는 올해 들어 "통째로 날아갔다"고 말했다.과제 수로 따지면 758개다.
그는 "한번 연구비가 끊기면 연구 리듬이 끊기고 의욕도 줄어 다시 기반을 닦기가 어렵다"며 "기초과학에는 선택과 집중이 아니라 다양성과 지속성을 중시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