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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이메일서 "트럼프 이기기 위해 물러나야"
고액 기부자 모임서도 '바이든 사퇴' 비밀리 지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대선 TV 토론회 이후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젠지 회사민주당 고액 후원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하나둘 공개 촉구에 나서고 있다.
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창업자는 이메일에서 "강력한 민주당 지도자가 트럼프를 이기고 미국의 안전과 번영을 지키기 위해 바이든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거액 후원자가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바이든 대통령 지지 기반에 균열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헤이스팅스는 배우자와 함께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해 왔다.2020년 대선 경선에서 바이든을 위해 150만 달러(약 20억7400만원)를,1년 전엔 10만 달러(약 1억3900만원)를 기부했다.최근 몇 년 동안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총 2000만 달러(약 280억원)가 넘는다.
헤이스팅스는 약 30년 전 넷플릭스를 공동 창업했으며,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다.차기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2021년 3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할리우드 거물 아리 임마누엘 엔데버 그룹 홀딩스 최고경영자(CEO)도 전날 바이든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다.
다른 고액 기부자들도 비공개적으로 바이든이 사퇴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토론 하루 뒤인 지난달 28일 콜로라도 아스펜 한 호텔에서 슈퍼팩 '아메리칸 브리지'가 주최한 조찬 행사에서 민주당 기부자들 50여명 중 대부분 바이든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자유주의 금융가들로 구성된 민주주의 동맹 일부 회원들은 사퇴를 촉구하는 공개 성명을 제안했다.다만 단체 내부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고,젠지 회사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또 다른 자유주의 기부자 단체인 '승리를 위한 길'은 비공개 이메일에서 민주당이 바이든을 두둔하지 말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1위 후보로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론 후 기부자 수십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공개 온라인 설문조사에선 70% 이상이 "플랜B를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월가에서도 헤지펀드 억만장자 투자자 세스 클라만을 포함한 부유한 후원자 일부가 바이든을 포기할 것인지 사적으로 논의했다고 소식통들을 전했다.
다만 공개적으로 사퇴 압박을 하면 공화당에만 유리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공론화는 주저하고 있다.
여성 기부자 모임 이사를 맡고 있는 매기 쿨릭은 NYT에 "이 선을 넘으면 공화당만큼은 아니지만 거의 도덕적으로 끝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면서 "벽은 그리 튼튼하지 않다.몇 명이 목소리 내면 모든 게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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