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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의 기본원리를 규정한 총칙 과목이 각종 국가공무원 시험에서 배제되면서 현장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급증하는 보이스피싱,전자상거래 사기,월드컵 개최국 징크스전세사기 등 복잡하게 얽힌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본인 민법총칙부터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9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찰 간부후보생(경위 공채) 선발시험에서 민법총칙이 선택과목에서 제외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이에 한국민사법학회는 지난달 8일 경찰청에 민법총칙 과목을 경위 공채에서 유지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법원행정고등고시(법행) 1차 시험에서도 공직적성평가(PSAT)가 도입되면서 민법·형법 과목이 사라진다.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이지만 현장의 반응은 다르다.한 현직 경위는 “경위 공채 시험에서 행정학,행정법과 비교하면 공부해야 하는 분량이 제일 적기 때문 수험생들이 민법총칙을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다”며 “수험생의 부담을 덜기 위해 민법총칙을 제외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민법총칙은 법률용어나 기초법리가 형법,행정법,상법 등에 적용될 정도로 모든 법의 기초가 되는 만큼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민법총칙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 형사법의 기본개념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만큼 수사권 전문화를 위해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법과대학교수회는 한국법학교수회·서울대 법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 7일‘국가 공무원 시험에서 법학소외와 법치주의의 위기 긴급진단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를 논의했다.김천수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경찰은 수사 절차를 마무리하고 기소할 것인지 아니면 무혐의 등으로 수사를 종결처리할 것인지 법적으로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민법을 모르고 헌법과 형법만 공부해서 채용된 경위는 대한민국 법을 제대로 모르고 법집행권이라는 칼을 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경찰은 “민법총칙을 제외한다고 수사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복잡한 재산범죄를 다루기 위해 반드시 전문적 회계지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필요성만 놓고 따지면 늘어야 할 필수 과목이 한두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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