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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학사연구모임,전 7권『한국 여성문학 선집』출간
김 소사·이 소사부터 김명순,박화성,박순녀,김자림,고정희,정복근,허수경,김혜순.
남성들의 이름만 빽빽한 문학 전집에선 찾아볼 수 없던 이름들이다.여성문학사연구모임이 엮은 『한국 여성문학 선집』(민음사,전 7권)은 잊히고 지워졌던 이 '글 쓰는 여자'들의 성취와 이름을 되새긴다.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여성들과 그들의 작품을 엄선해 한 데 모았다.근대 개화기 조선부터 1990년대 민주화 이후 한국까지의 시대를 역사적 전환점으로 구분하고,시대마다 독자적인 개성과 전환을 이룬 여성 작가와 작품을 선별해 담았다.날카로운 지성으로 식민 현실과 개발독재에 저항하고,민주주의와 페미니즘이라는 시대정신을 파고든 여성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장르를 다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시,소설,산문,희곡뿐 아니라 잡지 창간사,선언문,편지,토스 토토일기,노동 수기 등 다채롭다.제도화된 문학 형식 밖에 있다는 이유로 문학사에서 다뤄지지 못했던 다양하고 자유로운 '여성 글쓰기'를 총망라했다.남성 중심 문단 체제에서 고고히 자신만의 성취를 이룬 여성들의 계보다.
필진들은 1898년 이름을 밝히지 않은 두 여성이 신문에 투고한 「여학교설시통문」을 '여성 글쓰기'의 원류로 봤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받고 일할 권리가 있고 이를 위한 학교를 설립하자고 주장하는 내용이다.두 여성이 이듬해 한국 최초의 여학교를 설립하고,그로부터 20년 후 한국 여성문학의 원류인 나혜석,김일엽,김명순이 동시에 등장했다.
전집도 1898년부터 출발한다. △1권 1898년~1920년대 중반 여성문학의 탄생 △2권 1920년대 후반~1945년 계급·민족·여성의 교차 △3권 1945년~1950년대 전쟁과 생존 △4권 1960년대 세대교체와 저자성 투쟁 △5권 1970년대 개발 레짐과 여성주의적 각성 △6권 1980년대 운동으로서의 글쓰기 △7권 1990년대 성차화된 개인과 여성적 글쓰기로 구성됐다.
문학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백과사전 식으로 구성했다. 모든 작품은 초간본 원문을 실었다.장편소설은 작품 소개와 주요 장면을 발췌해 수록했다.지금도 널리 읽히는 1990년대 소설과 시를 포함해,쉽게 구할 수 없었던 1950~1970년대 작품도 담았다.특히 희곡은 대부분 새롭게 소개하는 작품들이다.
토스 토토김은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이" style="display: block; margin: 0 auto;">
필진인 '여성문학사연구모임'은 2012년 여성주의와 여성문학을 연구해 온 학자들이 결성한 모임이다.한국 근현대 여성문학사 서술을 목표로, 국문학자인 김양선 한림대 일송자유교양대학 교수,김은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이선옥 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와 영문학자인 이명호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토스 토토이희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가 뭉쳤다.여기에 시 연구자인 이경수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객원 에디터로 참여했다.『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이들의 첫 결과물이다.
김양선 교수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문학선집·전집에서 여성 작가의 작품은 '주변화된 것'으로 다뤄졌다.문학사에서도 여성 작가의 작품들은 다뤄지지 않거나 문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다뤄졌다"고 지적했다.또 "기존 근대문학사에서 포착할 수 없는 여성 작가들을 한눈에 볼 필요가 있었다"며 "여성 작가들의 글쓰기는 근대 초기부터 있었고,시기마다 특성이 있고,변화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왔고,그 산물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독자들이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집을) 출간했다"고 말했다.
출간 전부터 독자들의 기대가 뜨거웠다.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진행한 북펀딩으로 294권(약 2800만원)이 선판매됐다.전집이 나오기 전부터 1쇄가 다 팔린 셈이다.
여성문학사연구모임은 이후 "본격문학과 국민문학을 넘어 대중문학과 퀴어문학,토스 토토디아스포라문학을 포괄하고 해외 학회와 협업한 다양한 선집을 출간할 계획"이다.세트 10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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