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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이 정치자금 스캔들을 수습하기 위한‘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을 19일 상원 격인 참의원에서 통과시켰다.주요 파벌 해산 선언 이후에도 악화된 여론을 돌리지 못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지지율을 만회할 사실상 마지막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하지만 개정안에 반대하는 당내 세력과의 갈등‘포스트 기시다’(차기 총리) 후보들의 움직임을 격화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인근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이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처리된 개정안의 핵심은 스캔들의 진원인 파티(정치자금 모금 행사) 참석권 구매자의 공개 기준액을 기존 20만 엔(약 175만원)에서 5만 엔(약 44만원)으로 낮추는 데 있다.당초 자민당은 10만 엔(약 87만원)을 공개 기준액으로 제시했으나,법안 통과를 위해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요구를 최종 받아들이면서 5만 엔까지 내려갔다.
개정안은 중앙당이 의원들에게 지급하는 정책활동비에 대해서도 50만 엔(약 440만원)이 넘을 경우 사용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고,50만 엔 이하는 10년 뒤 공개하도록 규정했다.또 정치자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의원들이 비서나 회계 책임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치자금 사용 보고서 작성 시 의원이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10%대까지 지지율이 주저앉은 기시다 총리 입장에선 이법 법안 통과가 정권의 명운을 건 마지막 승부수라는 풀이가 나온다.실제로 기시다 총리는 자신을 지지해온 당내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재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번 법안 개정을 밀어붙였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아소 부총재는 지난 16일 니가타(新潟)현에서 열린 모임에서 “장래에 화근을 남길 것 같은 개혁만 해선 안 된다”고 쓴소리를 냈다.공명당 안을 받아들인 기시다 총리에 대한 비판이었다.게다가 이날 모임을 주최한 아소파 소속 사이토 히로아키(斎藤洋明) 중의원 의원이 “기시다 총리는 노력하고 있지만,책임은 최종적으로 누군가가 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이 커졌다.공개 장소에서 여당 의원이 총리 퇴진을 요구한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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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2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쇄신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기시다 총리는 자신이 이끌던 파벌을 해산했지만,아소 다로 부총재(오른쪽)와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왼쪽)은 자신들이 각각 지휘하는 파벌을 존속시키기로 했다.교도=연합뉴스 이런 당내 반발은 9월 차기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소 부총재의 지지가 절실한 기시다 총리에겐 초대형 악재다.주요 파벌의 해체 선언 이후 현재 단일 파벌로는 아소파(55명)에 가장 많은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급기야 기시다 총리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18일 밤 도쿄 시내 호텔에서 아소 부총재와 만찬을 겸해 2시간 반가량 만났다.이를 보도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기시다 총리가) 올가을 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염두에 두고 관계 회복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에선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를 기다렸다는 듯이‘포스트 기시다’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당장 여론조사에서‘차기 총리감’1위를 달리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이날 밤 민방에 출연해 아소 부총재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그는 “(아소) 부총재는 기시다 총리를 지탱하는‘넘버 2’이다.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챔피언스리그 바르샤 맨유당내에 설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이어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찬성한다는 맥락에서 “분노하고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민 여론과 달리 당내 입지가 약한 이시바 전 간사장이 총재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개정안을 통과시킨 다수의 의원을 대변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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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12일 당시 일본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챔피언스리그 바르샤 맨유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기시다 후미오 정무조사회장(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당시 선거에서 스가 전 장관이 총재에 당선돼 총리에 올랐다.교도=연합뉴스 아소 부총재와 달리 기시다 총리와 일정 거리를 유지해온 전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스가 전 총리는 지난 6일 밤 도쿄 모처에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관방장관(모테기파),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전 총무상(옛 니카이파),
챔피언스리그 바르샤 맨유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전 정무조사 회장(옛 아베파),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전 환경상(무파벌) 등과 회동했다.일본 정가에선 “기시다 총리 후임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아직까진 뚜렷한‘포스트 기시다’가 보이지 않는 상황.총재 선거가 다가올수록 자민당 내 세력 간 이합집산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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