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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뉴시스“기시다 총리로는 다음 선거를 치를 수 없다.”

“빨리 기시다 정권이 무너지는 게 자민당에 차라리 좋다.”

최근 일본 집권 자민당 안팎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둘러싸고 공공연히 오간 말들이다.

2021년 10월 집권한 기시다 총리는 이듬해인 2022년부터 자민당과 옛 통일교의 유착,인사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줄곧 하락했다.지난해 말 터진 자민당 파벌 비자금 추문은 결정타가 됐다.지지율이 급락하며‘총리 교체론’을 막을 명분과 힘도 사라졌다.

이제 일본 정계의 관심은 차기 총리가 누가 되느냐로 쏠린다.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고노 다로(河野太郞) 디지털상,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 등 자민당 내 거물들이 여럿 거론되나‘뚜렷한 1강(强)’은 보이지 않아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9월 하순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 일정은 이달 중 결정된다.

● 파벌 비자금 추문에‘백기’

기시다 총리는 미흡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로 물러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취임 직후 국회 중의원(하원)을 해산해 치른 총선에서 자민당은 단독 과반(233석)을 훨씬 웃도는 261석을 획득하며 탄탄한 정권 기반을 다졌다.2022년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피살 후 열린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황금의 3년’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 때가 정점이었다.아베 전 총리 총격범이 통일교에 빠진 어머니를 원망하며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가 가깝다고 여겨 죽였다고 진술하면서 자민당과 통일교의 오랜 관계가 드러났다.기시다 총리는 당내 보수 강경파를 의식해 여론과 동떨어진 채 무리하게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을‘국장(國葬)’으로 밀어붙이기도 했다.이 와중에 주요 각료 및 당 간부의 유착 사실까지 알려져 지지율이 30%대 밑으로 떨어졌다.

한일 관계 개선,고향인 히로시마에서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 등으로 잠시 지지율을 회복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기시다 총리의 장남 쇼타로가 총리 공관에서 송년회를 개최했다는 것,일본판 주민등록증으로 불리는‘마이넘버 카드’의 개인정보 부실 관리,비 경마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비판을 받은 감세 정책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비자금 파문이 터진 게 사퇴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연루된 유력 의원들은 경고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데 그쳤다.당 총재인 기시다 총리 본인은 아예 징계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하지만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자민당은 올 4월 중의원 보궐선거 3곳에서 전패했다.주요 지방선거에서도 패하면서 기시다 총리 또한 고립무원에 빠졌다.여론은 물론 당내에서도‘총리 교체론’이 부상했다.

지난달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74%는 “기시다 총리의 연임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결국 기시다 총리는 지지율 반등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당 총재 선거 1개월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 “한일 관계 개선” 치적 강조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요 치적으로 “한일 관계를 개선했다”고 했다.향후 과제로도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으로 한일 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감안할 때 외교가에서는 새 총리가 누가 되든 현재의 한일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정부 관계자 또한 “기시다 총리가 물러나도 자민당 정권은 이어진다.관계 개선 추세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역사 인식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 태도 또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자민당은 2015년 아베 전 총리가‘미래 세대에 과거사를 사과할 숙명을 지게 하지 않겠다’는‘아베 담화’를 발표한 후 역사 문제에서 줄곧 우경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에 오른 이시바 전 간사장,고노 디지털상,비 경마모테기 간사장 외에도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전 환경상,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 담당상,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의원 등이 꼽힌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내 선거라 국민적 인기와 무관하게 당내 파벌간 물밑 합종연횡이 중요하다.당내에서는‘킹 메이커’로 꼽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郎) 전 총리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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