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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호 지회장 "함께한 22명 조합원들에게 감사…당당하게 현장으로 돌아갈 것"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에서 노동조합을 만든 지 한 달여 만에 문자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원청업체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로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이에 해고 노동자들은 9년 간의 긴 투쟁 끝에 불법파견 사실을 인정받고 아사히글라스 직접고용 노동자로 복직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11일 차현호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장 등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 23명이 회사에 제시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원고들이 아사히글라스로부터 실질적 업무 지휘·명령을 받는 파견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아사히글라스를 실질적 사용자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판결이 선고되자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찾아온 해고 노동자와 연대 단체 참석자들에게서 짧은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아사히글라스를 상대로 9년 동안 복직 투쟁을 이끌어 온 차 지회장은 법정에서 나오기 위해 일어선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기쁨을 표했다.다른 해고 노동자 중에는 눈물을 비치는 이도 있었다.
대법원 정문 앞에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차 지회장은 "재판을 하고 나오면서 조합원들이 너무 좋아하고 함께 참여해 주신 분들이 너무 좋아해서 너무 행복했다"며 "정말 긴 시간 버티고 함께 달려온 우리 22명의 조합원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그리고 수많은 연대 동지들이 있어서 가능한 투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조 깃발을 들고 2015년 해고될 당시 시작한 노조 활동을 10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조는 염원이다.당당하게 현장으로 돌아가 노조 활동을 열심히 동지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소송에서 노동자 측을 대리한 탁선호 변호사는 승소한 해고자들이 "오늘부터 당장 공장으로 가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됐고 사업장 안에서 노조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판결 선고를 받고 나오는데 바로 상대방 법률 대리인에게서 전화가 왔다.'출근 안내를 해야 하니 연락처를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에서 이기고 회사에서 '제일 나쁜 놈,차현호 빼고 다 들어와라.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했다.조합원들이 만장일치로 거부했다.미친 사람들인가 싶었다"며 "'판결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다른 조합원들이 안정적으로 정규직으로 복귀하고 그 힘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도 있지 않나' 생각도 했다.그럼에도 우리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은 동료를 1명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상찬했다.
다만 이날 대법원은 아하시글라스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하청 노동자의 정당한 노조 활동에 원청이 부당하게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바로잡지 못하면 그 영향은 모든 현장의 간접고용,하청,일 왜함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갈 것"이라며 "대법원은 이를 직시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판결 방청과 기자회견에는 아사히글라스 해고 노동자 외에도 70여 명의 노조 간부,일 왜함연대자들이 참석했다.그 중에는 하청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불법파견 등으로 비슷한 고통을 겪어온 기아차,일 왜함발레오만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있었다.
앞서 휴대전화와 티브이(TV) 액정용 유리 기판을 생산하는 일본 다국적기업 아사히글라스의 하청업체 GTS 소속 노동자 178명은 불법파견 등에 항의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한 지 한달 만인 2015년 6월 문자 한 통으로 해고됐다.아사히글라스가 GTS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한 데 따른 것이었다.이후 해고노동자 23명은 법원에 자신들이 아사히글라스 노동자임을 인정해달라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하고 지난한 싸움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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