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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의료인 복귀’유인책
기존 발표 내용 구체화 그쳐
비상진료체계 한계상황 우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의대 정원이 늘어났다고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올 8월까지 의대별 교수 정원을 가배정하고 내년 대학 학사일정에 맞춰 신규 교수 채용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증원된 의대생이 입학하는 내년 3월 전 각 국립대 의대가 교수를 충원할 수 있도록,오는 8월까지 대학별 교수 정원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다.정부는 2027년까지 전국 10개 국립대 의대 전임 교수를 1천명 이상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계획도 밝혔다.한 총리는 “전공의 연속근무와 주당 근무시간 단축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현재 주 최대 80시간(응급상황 때 88시간)인 전공의 법정 근무시간의 단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구체 방안을 내년 상반기 발표하겠다는 뜻이다.한 총리는 또 국립대 의대가 교육 여건을 확보하도록,강의동 등을 신축할 때 거쳐야 하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겠다고 했다.
의료계의 잇따른 강경 투쟁 방침에 정부는 의료계 요구를 반영한 방안들을 내놓았다.그러나 의대 교육 환경이나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은 이미 발표했던 내용을 일부 구체화하는 데 그쳤다.비수도권 지역의 한 사립대 의대 학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오늘 나온 의대 교육 환경 개선책은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서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며 “사립대 입장에서는 교수나 전공의들에게는 복귀할 유인책이 없어 솔직히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앞이 안 보인다”고 했다.
의료계의 무리한 요구에‘수용 불가’입장인 정부가 지금 쓸 수 있는 설득 방안은 전공의 복귀 촉구 등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날도 한 총리는 “현장으로 돌아온 전공의들에게 어떤 불안도 없도록 하겠다”며 기존 방침을 다시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이 길어지더라도 군의관,공중보건의,진료보조(PA) 간호사 등을 전공의 대신 투입하는‘비상진료대책’으로 의료체계를 지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 총리는 “정부는 그동안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전력을 기울였다.충분하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비상진료체계가 비교적 질서 있게 작동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비상진료체계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병동 당직 등 전공의 업무를 도맡는 교수·전임의들의 피로가 쌓이면서다.대형 병원이 의료진의 휴진·부재 등을 이유로 처치하지 못하는 환자가 늘어,응급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는 게 현장 의료진들의 설명이다.비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3차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해야 할 만큼 중증은 아니지만,2차 병원에서는 처치하기 힘든 환자들이 진료체계‘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이런 환자들은 119 구급대가 7,8곳에 문의한 끝에 겨우 병원으로 이송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