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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수정’설명자료 논란
판결문엔 2009년 11월이 기준일… 설명자료엔 올해 4월로 바꿔
최태원 기여도 35.6배→160배로… SK측 “또 수정할건지 해명 필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심리한 재판부가 판결문을 수정한 지 하루 만인 18일‘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분 기여도’를 변경하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최 회장의 기여도 판단을 위한 주가의 비교 시점을 기존 1998∼2009년에서 1998∼2024년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이에 따라 최 회장의 기여도는 수정된 판결문에선 35.6배였는데,설명자료에선 160배로 크게 늘어났다.최 회장의 기여도가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의 기여도(125배)보다 여전히 더 높다고 보고 재판부는‘1조3808억 원 재산 분할’은 그대로 유지했다.재판부가‘세기의 이혼 재판’에서 판결문을 고친 것도 이례적인데,설명자료까지 배포한 것은 더욱 이례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 재판부 “최 회장 기여도,35배→160배”
지난달 30일 선고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1994년 11월 취득할 당시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주당 8원,최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은 주당 100원,SK C&C(현 SK㈜)가 상장한 2009년 11월은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2009년은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이 SK그룹 전체의 지배 주식이 된 시점이다.
최 회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계산에‘치명적인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재판부는 이를 수용해 1998년 5월 주당 가치를 1000원으로 수정하고,이에 맞춰 최 회장이 2009년 11월까지 기업 가치를 355배 키웠다고 판단했던 부분도 35.6배로 바로잡았다.기존 판결문과 달리 수정된 판결문에서 최 선대 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가 역전된 것이다.
SK 측은 최 회장의 기여도가 35.5배로 줄어들어 최 선대 회장의 기여도(125배)보다 훨씬 적어진 만큼 재산 분할 판결의 전제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수정된 판결문에서도 재산 분할 비율과 분할금 등 결론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18일 설명자료에서 “2009년 11월 (SK C&C 주식 가치)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최 회장의 기여도는 재산 분할 기준 시점인 항소심 변론종결(2024년 4월 16일) 당시 SK㈜ 주식 가치인 16만 원과 비교해야 한다는 취지다.1000원이 16만 원이 된 만큼 최 회장의 기여도는 160배로 최 선대 회장(125배)보다 크고,첼시.토트넘따라서 결론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이에 대해‘최 회장은 승계상속형’이라는 SK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재판부가 수정된 판결문에도 없는‘기여도 160배’를 꺼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재판부는 “‘노태우가 최종현 및 최태원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이 인정된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항소심 판결 요지가 두 시기 모두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만큼,최 회장 부자(父子)의 기여도는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이다.재판부는 재산 분할 기준점 당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지분 17.73%·1297만 주)의 가치를 약 2조760억 원으로 산정한 바 있는데,첼시.토트넘이 역시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 최 회장 측 “설명자료 납득 안 돼”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판결에 없는 내용이 설명자료엔 들어갔다는 취지로 다시 반박했다.변호인단은 “최 회장의 기여 기간을 2024년 4월까지로 늘렸는데,판결문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재판부가 판결문에선 최 회장 기여도 판단 기준일을 SK C&C 상장 무렵인 2009년 11월로 제시했는데,첼시.토트넘설명자료에선 이 기준일을 올해 4월로 바꾸었다는 지적이다.변호인단은 또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 관계는 2019년에 파탄이 났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이를 2024년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도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SK 성장에 대한 최 회장과 최 선대 회장의 기여도를 변경한 것과 관련해서도 변호인단은 “판결에 영향이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처음 산정한 기여도가 달라진 만큼 SK㈜ 주식이 분할 대상이 맞는 것인지 재판단이 필요하며,맞다 해도 분할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