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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련병원에 "15일까지 사직처리 마치고 17일 이내 보고" 지시
빅5 등 주요 병원 "대부분 전공의 응답 없어…복귀 의사자는 한 자릿수"
서울의대 교수들 "소속 전공의 95% 기존입장 변함없어…안 돌아올 것"
"할 수 있는 것 별로 없어" 토로도…교수대표들 "병원장 압박 중지해야"
정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 디데이(D-day)로 제시한 15일이 지났지만,경기도 박물관 어린이 박물관주요 수련병원에 복귀 또는 사직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예정대로 사직 일괄처리를 강행할 경우 1만 명 이상의 전공의가 '무더기 사직'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모든 전공의에 대한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 철회와 '9월 수련 특례' 등 당근책을 꺼내든 동시에 수련병원들을 향해서는 '15일까지 사직 처리 완료' 방침을 내세우며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이달 22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개시를 앞두고도 전공의 복귀율이 10%를 밑돌면서,내년도 전문의 수급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공의가 여전히 무응답으로 일관함에 따라,'스스로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전공의 복귀율을 높이려던 정부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회유·압박,'투트랙' 전략에도…빅5 등 "대부분 전공의,무응답"
빅5에 속한 한 병원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전공의 답변 취합을) 마감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복귀 의사를 전한 전공의는 한 자릿수 정도다.무응답이 아무래도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라도 (전공의 이탈 장기화를) 정리해야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분명 반발은 있을 것"이라며 "병원 입장에선 (체계)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대형병원 관계자는 소속 전공의 사직률을 묻는 질문에 "아직은 상황을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수련병원과 전공의 간 계약관계가 개별적으로 다 상이함을 들어 세부 처리는 각 병원에게 일임한 복지부 지침에 대해선 "'사적 법률관계니까 (병원 측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대다수의 전국 수련병원은 지난주에 소속 전공의들에게 '데드라인'인 전날까지 복귀 여부를 명시적으로 전달하지 않을 경우,경기도 박물관 어린이 박물관근무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해 사직 처리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지난 8일 '전공의 복귀 대책'을 발표한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를 마치라며 병원들에 준 기한은 딱 1주일이다.전날부로 사직 인원을 반영한 결원을 파악해 9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을 17일까지 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제출하라는 게 정부의 요구였다.
만약 이 시한 내 하반기 모집정원(TO)을 신청하지 않으면,내년도 전공의 정원 배정을 줄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이를 두고 일각에선 전체 의사의 절반에 가까울 만치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빅5 등이라도 최대한 전공의 공백을 채워 보겠다는 정부의 고육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행 수련지침상 사직 1년 이내 동일 진료과·연차로의 복귀는 금지돼 있지만,당국은 사직 전공의들이 9월 수련을 재개할 수 있도록 예외적 특례도 허용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 95%,의사 변함없어…안 돌아올 것"
전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세원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저희가 전해들은 바로는 (서울의대 소속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들의 95% 가량은 의사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이달 12일 기준으로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 출근 중인 전공의는 전체(1만 3756명)의 8.8%에 불과한 1111명이다.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로 범위를 좁혀 봐도 현장에서 근무하는 인턴·레지던트는 2442명 중 6.7%인 164명에 그친다.
전체 수련병원의 레지던트 사직률 역시 0.58%(1만 506명 중 61명)에 불과하다.
서울의대 교수비대위는 "저들(전공의들)의 절망은 여전한데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전공의들의 복귀를 바란다면,애초에 이들이 왜 사직서를 냈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특히 소위 '필수의료'로 분류되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은 전공의 복귀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도 부연했다.
대규모 의대 증원의 일방적 추진 등 전공의들이 열악한 수련을 감내할 이유를 사라지게 만든 주체는 정부란 취지다.서울의대 교수들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줄곧 주장해온 '2025학년도 증원 백지화'까지 정부에 요구하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이에 준하는 정부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미래의 전문의인 전공의 없이는 현재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정책 방향이 아무리 바람직해도 쓸모없을 뿐이라고 비판했다.가장 저연차이자 '배우는 입장'인 전공의의 노동력을 갈아 쓰지 않으면서,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해 나가려 해도 막대한 비용 투입과 함께 전공의 수련이 정상적으로 유지된단 전제조건이 성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교수는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를 가정해) 대책을 세울 게 아니고,어떻게 하면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 한다.이들이 복귀해야 대한민국 의료가 다시 살아나지,(아니라면) 저희도 사실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서울대병원 소아신장분과 교수)도 "지금까지는 겨우겨우 버텨왔지만 병원 집행부에서도 몇 달 안 남았다고 하더라. 상황이 정말 점입가경인데,교수들이나 병원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수련병원協도 '뾰족한 수' 無…교수들 "병원장 압박 중단하라"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전날 긴급회의에서 전공의 사직 처리 등 관련 상황을 공유하며 의견을 나눴지만 별다른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40개 의대·수련병원 78곳의 교수 대표들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복지부는 수련병원에 가해질 각종 불이익을 언급하면서 병원장들을 압박하고 회유하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대학병원에서 미확인 또는 무응답 전공의를 일괄 사직처리하겠다는 것은 복지부 안내문의 공식적 요구사항 어디에도 없는 과도한 조치"라며 "개별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사직 처리를 하는 것은 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패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직 의사를 표한 전공의에 대해서도 "사직서 수리 시점은 해당 전공의 의견을 존중하여 합의한 대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정부는 이번 하반기 수련 모집에서 지방 전공의들이 수도권 병원 등에 지원할 수 있도록 '권역 제한'을 두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복지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공의 복귀 현황을 확인하기 전까지 (공식적인)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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