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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동창의 폭행으로 사지마비
1년 넘게 불구속,avl 20231심서‘법정구속’
“절친들과 행복한 마음으로 떠난 제 딸의 여행이 죽음의 여행길이 돼 돌아왔습니다.딸이 식물인간이 된 지옥 같은 고통 속에 2년을 버텨온 저희는 오늘 (가해자)‘5년 구형’을 듣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중학교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가 남자 동창에게 무자비하게 폭행당해 식물인간 상태가 된 A(20)씨의 어머니는 지난 4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 딸 목숨은 길어야 2,3년이라는데…꽃도 피워보지 못한 소중한 딸을 이렇게 만든 대가가 고작 5년”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은 논란과 함께 거센 비난이 일자 구체적인 양형 조사를 거쳐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중학교 동창 B(20)씨에 대한 구형을 징역 8년으로 높였고,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2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정성민)는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A씨는 B씨의 범행으로 식물인간이 돼 인공호흡기와 타인의 보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며 “B씨가 A씨와 그 부모에게 진정한 사죄의 마음이 있었다면 매달 노동해 치료비를 지원할 수도 있었다.그러나 사건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그런 노력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질타한 뒤 이같이 실형을 선고하고 B씨를 법정 구속했다.
B씨는‘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1년이 넘도록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었다.
사건은 지난해 2월 6일 군산에 사는 A씨가 중학교 동창들과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갔을 때 발생했다.중학생 때부터 우정을 쌓아온 여자 2명,남자 2명 등 모두 4명이 2박3일 일정으로 떠난 여행이었다.
이들은 도착 첫 날 부산 숙소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그러다가 이튿날 오전 3시쯤 B씨와 여자 동창생이 잠을 자던 A씨에 대해 험담했고,이 소리에 A씨가 잠에서 깨 여자 동창에게 이를 따졌다.이때 B씨가 끼어들어 욕설과 함께 A씨의 머리를 밀쳤다.그녀가 “왜 욕을 하느냐”며 저항하자 무자비한 폭행이 이어졌다.
옆에 있던 여자 동창생이 말리자 B씨는 “너도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라고 협박한 뒤 A씨를 무차별 폭행했다.A씨는 뒤로 넘어지면서 뒷목이 테이블에 부딪힌 채 바닥에 떨어졌다.머리와 목 등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엄습했다.
A씨는 오전 4시쯤 군산에 있는 친구에게 기차표 예매를 부탁한 뒤 도망치듯 혼자 KTX 열차에 몸을 실었다.그는 열차 안에서 내내 속이 울렁거렸고,구토에 시달렸다.머리도 빙빙 도는 것처럼 어지러웠다.
군산에 도착한 A씨는 친구 집에 머물다가 오후에 동네 병원을 찾았다.의사는 “뇌출혈이니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말했고,인근 익산의 원광대병원으로 갔다.병원에 입원한 뒤 어머니에게 연락했다.
깜짝 놀란 엄마는 한걸음에 달려가 자초지종을 물었다.그때만 해도 의식이 있던 딸은 “술을 마시고 혼자 넘어졌다”는 말만 거듭했다.엄마는 친구들과 여행을 갈 때만 해도 멀쩡했던 딸의 말이 석연치 않자 함께 여행 간 동창 2명에게 전화했다.받지 않았다.“딸 상태가 심각하다.나중에 딸이 세상에 없을 때 원망 소리 들을래.상황이 짐작 가니 숨길 생각 하지 말고 연락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친구들이 연락을 해 왔고,엄마는 진상을 알고 나서 무너졌다.A씨는 건강이 점점 나빠져 같은달 13일 끝내 의식을 잃고 외상성 경추(목뼈) 두부성 뇌출혈로 식물인간이 됐다.동창한테 폭행당한 지 엿새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