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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세금의 이름을 빌린 정치 폭력이다.동서고금에 없던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세금이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도전실록' 북콘서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종부세를 두고 "원칙에도 맞지 않는 세금"이라며 "평생 교직 생활을 하다 퇴직해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종부세를 내려면 집을 팔아야 한다는데 이는 몰수형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부세는)당장 폐지해야 한다"며 "야당에서 '종부세 폐지' 문제를 들고나왔다는 것은 다행인 점"이라고 덧붙였다.
상속세를 두고는 "말썽이 많은 '불행세'"라고 비유했다.그는 "변호사나 회계사를 고용할 정도는 안 되는 사람이 내는 세금이고 불의의 사고로 준비도 없이 죽는 사람이 내는 세금"이라며 "이미 많은 나라들이 폐지하고 있고 폐지돼야 할 세금"이라고 말했다.
과거 감세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자 감세'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토로했다.강 전 장관은 "재무 장관은 어떻게 하면 세금을 많이 걷을지 고민하는 직업"이라며 "한 번도 세금을 깎으려고 감세 정책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율을 내릴수록 중장기적으로 세금이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상속세를 폐지하자는 것은 세금을 많이 받자는 것"이라며 "엄밀하게 보면 감세가 아니라 '증세를 위한 감율'"이라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환율 주권론'을 펼치면서 임기 동안 고환율 정책을 유도하다 여론의 큰 비판을 받았다.이와 관련 그는 "야전군 사령관은 야전병원에 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며 "전쟁에서 피를 흘리지 않고 이기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이어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국가는 아무 데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환율이 올라가면 저소득 근로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내수산업은 부도 위기에 몰린다"며 "이 자리에서 그 때 외면했던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죄송했다는 말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강 장관은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학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대외 부채 문제가 발생해도 '달러 프링팅 머신이 고장나지 않는한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달러가 없으면 국가 부도가 나는 우리나라에 재정과 외환보유고 문제는 '죽느냐 사느냐'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견디면서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강 전 장관은 "2008년 위기 때 다른 나라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때 우리나라가 플러스 성장을 하며 살아남았다"며 "위기를 잘 넘기면서 수출이 2007년 12위에서 2011년에는 7위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위기 당시 해외 언론에서는 '한국은 달러보다 부족한 게 리더십'이라는 말을 했다"며 "위기 일수록 정부는 소신과 용기를 갖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고 여야간 정치적 협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1970년 공직을 시작해 △국세청 △재무부 △관세청 △통상산업부 △주미대사관 등을 두루 거친 경제 관료다.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에는 재정경제부 차관으로,이모 영어로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 경제 격변기를 경험했다.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도전실록'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강 전 장관이 직접 겪은 경제 정책 현장을 기록한 책이다.이날 북콘서트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 △신제윤·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손병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전직 관료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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