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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차 NPS 포럼
21대 국회서 논의 결과가
현재 합의 가능한 최대치
구조개혁 천천히 이어가야
[서울경제]
연금 개혁이 정치화하면서 21대 국회에서의 개혁 작업이 좌초했으며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기존 연금의 틀을 유지하면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 개혁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3일 전주 국민연금공단(NPS) 본부에서 열린‘2024 1차 NPS 포럼’에서 “21대 국회 연금 개혁 숙의 공론화 과정에서 면밀히 세운 규칙과 합리적인 대화가 필요했는데 정치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정치권이 연금 개혁 논의를 전문가 중심의 시민 참여형 공론화에 맡긴 뒤 막판 협상에 나선 탓에 의견 차를 상당 부분 좁히고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유종성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유 교수는 “결과적으로 정부가 너무 무책임했다”며 “방향 제시도 없이 개혁 논의를 국회에 넘기더니 마지막에는 구조 개혁이 없다며 반대했다”고 말했다.그는 “그냥 반대를 위한 명분을 내세운 것 아니냐”며 “연금 개혁이 성공하려면 정부의 명확한 목표 제시와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막판 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의 연금 개혁 논의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범위를 확인했기 때문이다.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전문가들이 만든 개혁안 초안에는‘보험료율 15%’안이 있었지만 사회 각계각층 대표가 포함된 의제 숙의단에서 이를 12~13%로 제한했다”며 “올해 한국 사회의 경제사회적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수용 가능한 모수 개혁 범위가 정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그는 이어 “지난 논의 덕에 연금 개혁은 9부 능선까지 왔다”고 덧붙였다.유 교수 역시 “보험료율 9%에서 13%로 인상하는 데 여야가 합의한 것은 굉장한 성과”라며 “기업들의 부담까지 고려하면 그 이상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학계에서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말들이 흘러나온다.국민연금 틀 자체를 뜯어고치는 구조 개혁이 중요하지만 상황이 안 되면 모수 개혁이라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국민연금의 경우 지금 상황을 방치하면 한 달에만 4조 3000억 원가량의 부담이 늘어난다.현재 대통령실과 여당은 구조 개혁을 함께 논의하자는 방침이다.
최 교수는 “선진국 사례를 보면 구조 개혁을 논의하는 데 지난한 세월이 소모된다”며 “21대 국회에서 구조 개혁까지 합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현재로서 합의 가능한 최대치는 (지난 논의를 기반으로 한) 모수 개혁”이라며 “한 번에 이상향에 가까운 개혁안을 도출하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당장 할 수 있는 개혁부터 추진해서 22대 국회 초반에 소정의 성과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조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제의 내용과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김 교수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구조 개혁의 내용이 다 다른 상황”이라며 “누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신구연금을,면책 후 복권누구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과의 연계를 떠올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어떤 구조 개혁을 하든 모수 개혁과 충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최 교수는 “지금 국민연금은 신뢰의 위기에 빠져 있다.고갈 위기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너무 오랫동안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일단 개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모수 개혁으로) 한발을 내딛고 이후 구조 개혁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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