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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휴진에 혼란 심화 우려
개원의·봉직의·교수 등 투표
의협 “지금이라도 증원 멈춰야”
4년 전엔 10% 미만 휴진 참여
중증환자단체 “국가 위기상태”
정부는‘의료 개혁’공감대 호소
“전문의 중심 병원 논의 속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9일 사실상 의사총파업인‘집단휴진’을 선언하면서 환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정부는 의료계의 추가적인 불법행동 선언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집단휴진이 실행되지 않도록 의료계를 끝까지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아울러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확정된 만큼 전공의 수련 개선방안 등 추가적인 의료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100일 넘게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현장에 복귀해 의료개혁에 힘을 보태라고 재차 촉구했다.
의협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18일 하루‘전면 휴진’을 선언하며 휴진 철회 조건으로‘2025학년도 증원 절차 중단’을 내걸었다.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의 요구사항(전공의 행정처분 취소,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과 같다.
의협은 우선 18일 하루만 휴진해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이후 일정은 정부 입장 변화를 지켜본 뒤 다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휴진 목적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면서 “오늘이라도 정부가 입장 변화를 보이면 대규모 진료 휴진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높은 투표율이 실제 휴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투표 참여자를 직역별로 보면 개원의 2만4969명,마이크로 슬롯 작업봉직의 2만4028명,교수 9645명,마이크로 슬롯 작업전공의 5835명,기타 6323명을 기록했다.개원의가 가장 많지만 휴진할 경우 수익 감소로 직결되고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2020년 집단휴진 당시에도 10% 미만만 참여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집단행동을 계속해온 의대생,마이크로 슬롯 작업전공의 외침을 관철할 수 있도록 의사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며 휴진 참여를 독려했지만,전공의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정말 휴진에 나서는지 두고 보겠다’는 반응이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1만1900여명 중 투표에 참여한 비율은 절반에 그쳤고,이날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측 인사 등 180명의 참석자 중 전공의는 없었다.
연이은 휴진에 이어 의료계 집단휴진 선언으로 환자들의 불안은 깊어지고 있다.이날 서울대병원 앞에서 만난 이모(39·여)씨는 “6살 딸이 입원 중”이라며 “아픈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하루하루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는 담도암 환자의 딸이라고 밝힌 A씨는 암환우 커뮤니티에 “서울대병원 외과가 17일부터 수술을 진행하지 않아 수술할 수 있는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는 말을 들었다”며 “암 전이가 없을 때 하루빨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적었다.
정부가 의료계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 단호한 조치를 취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장은 의협의 집단휴진 결정을 맹비난하고 “현재 상황은 국민과 환자들의 목숨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중대한 국가 위기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정부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들과 조율하지 않을 것이라면 법과 원칙대로 단호한 조치를 취해 상황을 빨리 종식해야 하는 것 아닌가.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환자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집단휴진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의료계를 설득하겠다면서 전공의들을 향해서는 의료현장에 복귀해 의료개혁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금의 수가체계는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수가가 전반적으로 낮아 그나마 있던 인력도 점점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향후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원 분야와 추진 로드맵을 더욱 속도감 있게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