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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한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 의사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제시한 의사 수 추계 역시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대표는 지난 4일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창립 22주년을 맞아 개최한 의료정책포럼에서 의사 수 추계와 관련된 의협 자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윤 대표는 사회복지사로 2000년부터 환자단체를 이끌며 보건의료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온 이 분야의 전문가다.
이런 주장의 배경은 의협의 '싱크탱크'인 의료정책연구원(전 의료정책연구소)의 미래 의사 수 예측이 반복적으로 빗나갔기 때문이다.실제 이곳이 2013년 내놓은 '향후 10년간 의사 인력 공급의 적정수준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2명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3명)보다 1명 적었다.당시 의협은 빠른 활동 의사 수 증가를 볼 때 의대 정원 확대 없이도 이르면 2023년,늦어도 2025~2026년 사이 OECD 국가 평균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2022년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활동 의사 수가 가장 적다.OECD 평균이 인구 1000명당 3.7명인데 반해 한국은 2.5명으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당시 의협은 "은퇴 또는 사망하는 의사 수를 고려해야 하지만,잠실 야구장 수용인원현재는 정확한 수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활동 의사 증가 추이와 의대 졸업생 현황 등을 고려했다면서 한계를 인정하긴 했다.
문제는 최근까지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는 점이다.지난해 6월 16일,당시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 원장은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현재 의대 정원을 유지해도 2047년에는 OECD 평균 의사 수를 넘을 것이라고 발표했다.우 원장은 "인구 감소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의사가 부족하지 않고,잠실 야구장 수용인원의사가 늘면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같은 달 27일 열린 보건복지부 주최의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서도 역시 같은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불과 8일이 지난 7월 5일,의료정책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OECD 국가 평균 의사 수를 넘는 시점을 2063년으로 계산해 발표했다.며칠 만에 16년이나 늦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윤 대표는 "2013년 연구는 왜 틀렸는지,2023년에는 왜 며칠 사이 크게 다른 결과를 발표했는지 밝혀야 의료계를 대표하는 최고 연구기관으로서 신뢰받고 의협의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어 "국민 의료비(경상 의료비)의 꾸준한 상승,의료 수요와 밀접한 연간 사망자 수의 증가 등에 대해 적절한 대안,설득력 있는 논리를 내놓지 못한다면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하는 3~4년 후 의대 증원 이상의 제도가 나올 것"이라고 윤 대표는 덧붙였다.
의사 수 전망은 지난달 대법원이 '의대 2000명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최종 기각하는 주요 근거가 되기도 했다.대법원은 "장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상황에서 증원배정의 집행이 정지될 경우 국민의 보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대 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의사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협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우봉식 전 원장은 머니투데이에 "앞선 연구는 활동 의사 '증가율'로 의사 수를 추계했다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반론을 받아들여 '증가 수(사람 수)'로 재확인한 것"이라며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핵심은 결국 우리나라 활동 의사 수가 OECD 평균을 추월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활동 의사 수는 신규 의사와 은퇴 의사의 10년 치 데이터를 반영해 집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75세에도 일하는 의사가 2016년 기준 51.3% 정도였다.지금은 의사의 은퇴 연령이 더 길어졌을 것"이라며 "활동 의사 수는 은퇴하는 나이나 의료 이용 문화 등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OECD 평균도 각 나라의 의료 제도에 좌우될 수 있다.의사 추계가 그만큼 조심스러우니 특정한 숫자에 매몰돼 함부로 밀어붙여선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