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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테라·루나’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3) 테라폼랩스 대표와 몬테네그로 총리와의 수상한 인연이 드러나고 있다.도피행각을 벌이던 권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발각된 후 1년 넘게 이곳에 구금되어 있다.
18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킬 번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제출한 자료에는 81명의 테라폼랩스 초기 투자자 명단이 담겼다.그중 16번째에 밀로코 스파이치 몬테네그로 총리의 이름이 등장한다.
스파이치 총리는 그동안 2018년도에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고 주장해 왔다.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킬 번스파이치 총리는 개인 자격으로 75만개의 루나 코인을 1개당 10센트에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파이치 총리가 10센트에 사들인 루나 코인은 2022년 4월 한때 개당 119달러까지 치솟았지만,킬 번이후 폭락하면서 불과 한 달 만에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그가 루나 코인 75만개를 최고가에 팔았다면 9000만 달러(약 1244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반면,킬 번투자에 실패했다면 7만5000달러(약 1억원)를 잃었을 것이다.
비예스티는 스파이치 총리가 다른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큰 손실을 봤다면 권씨를 고소했을 것이라고 봤다.총리실은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또한 폭락 직전 스파이치 총리가 루나 코인을 얼마나 보유했는지도 답변받지 못했다고 했다.
스파이치 총리와 권씨를 둘러싼 의혹은 이전에도 불거졌다.작년 6월 총선 직전 권씨가 스파이치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경쟁자였던 드리탄 아바조비치 당시 총리는 권씨에게 자필 편지를 받았다면서‘권씨가 스파이치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었다고 폭로했다.하지만 권씨는 총선이 스파이치 총리의 승리로 끝난 후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스파이치 총리와 권씨는 2022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따로 만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당시 권씨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던 시기였다.스파이치 총리는 권씨가 수배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것은 자신 덕분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시민운동단체 URA는 스파이치 총리의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사퇴를 요구했다.URA는 “SEC의 자료로 스파이치 총리와 관련한 의혹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즉각 사임하고 관할 당국은 이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이후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했으며 작년 3월 현지 공항에서 위조 여권이 발각돼 체포됐다.한국과 미국 중 권씨를 어디로 송환하느냐를 두고 범죄인 인도 재판이 이어지면서 계속 몬테네그로에 붙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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