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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가져온 토양서 순수 탄소 한 형태인 '그래핀' 발견
SCMP "달에서 그래핀 존재 확인한 첫 연구… 충돌 가설 뒤집을 수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과학자들이 2020년 발사된 달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가져온 달 토양 샘플에서 순수 탄소의 한 형태인 '그래핀'을 발견했다고 중화권 매체들이 26일 보도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지린대학과 중국과학원 금속연구소,케인 월드컵국가심우주탐사연구소 등은 4년 전 창어 5호가 가져온 가로 2.9㎜,세로 1.6㎜ 크기의 달 토양 샘플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달 토양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몇겹의 그래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서로 연결돼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는 고분자 탄소 동소체다.
얇고 물리적 강도가 강하며 우수한 열 전도성과 전기전도도를 갖고 있어 '꿈의 신소재'로 불리며 반도체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특수 분광기를 사용,케인 월드컵달 샘플의 탄소가 풍부한 부분에서 그래핀 형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철 화합물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고배율 현미경과 라만 스펙트럼 등을 활용함으로써 달 토양에서 검출된 흑연 탄소가 2∼7겹의 그래핀 층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SCMP는 "이번 연구가 달 토양 샘플에서 천연 그래핀의 존재를 확인한 최초의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매체는 이번 연구 결과가 달의 기원에 관한 기존 가설에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달의 형성에 관해 가장 널리 인정받는 이론은 거대한 충돌 가설이다.약 45억년 전 화성 크기의 천체인 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해 발생한 에너지로 인해 튀어 나간 잔해들이 뭉쳐져 달을 형성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달에도 토착 탄소가 존재하고 달 표면에서 탄소 포집 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냄으로써 거대한 충돌 가설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7일 자로 발간된 과학저널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실렸다.
앞서 중국은 2020년 11월 달 탐사선 창어 5호를 발사해 총 1천731g의 달 샘플을 채취해왔다.
이 중 78g가량이 40개 기관,케인 월드컵114개 연구팀에 배포돼 주요 저널에 발표된 70여개의 연구의 토대가 됐다.이 가운데에는 창어 5호가 가져온 달 토양 입자에서 새로운 광물질인 티타늄 함유 침전 입자를 발견했다는 논문도 있었다.
한편,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한 중국 우주탐사선 '창어 6호'도 53일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지난 25일 지구로 복귀했다.창어 6호가 가져온 달 뒷면 토양·암석 샘플은 과학자들이 달의 기원·구조를 파악하는 연구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