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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바람 타고 글로벌 인기…해외 매출 비중 83%까지 급등
'매운맛' 본질에 주력한 기업,고객이 부활시켜
한국의 경제성장을 조명한 다수의 기관 보고서를 살펴보면,sm 헌터항상 산업의 고도화가 필수 해법으로 제시된다.반도체,플랫폼,모빌리티 등 비즈니스 모델 개편이 핵심이라고 외치는 동안 우리는 자연스럽게 모든 산업을 사양산업 또는 첨단산업으로 이분화한다.그런데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가 이른바 사양산업인 식품,그것도 라면에서 터졌다.'불닭볶음면'은 K푸드 열풍을 일으키며 삼양식품에 제2의 전성기를 선사했다.
40대 이상 기성세대 중 삼양라면을 모르는 이는 없다.당시 먹거리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삼양식품이 1963년 내놓은 삼양라면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여전히 많은 이가 라면과 삼양라면을 동의어로 생각하는 이유다.즉 국내 라면 역사의 상징이자 기원은 삼양라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매운맛으로 현재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삼양라면을 과거에 무너뜨린 것도 매운맛으로 시장을 재편한 농심의 신라면이다.
신라면의 패권에 오뚜기의 진라면이 다시 도전하면서 삼양라면은 1030세대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져 갔다.분식집에 가서 라면을 주문하면 십중팔구 농심의 신라면 아니면 오뚜기의 진라면이 제공되기 때문이다.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농심과 오뚜기 중 누가 최고인가라는 논쟁만 이어졌다.
불닭볶음면의 세계화로 라면 시장 1위
삼양식품에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계기는 바로 SNS였다.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7%에 그쳤다.서양에서 라면을 즐겨 먹기는 어렵다는 고정관념도 라면 업계의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았다.그러나 BTS 등 글로벌 아티스트가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이 공개되고 유튜버가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면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이에 7%에 그치던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67.8%로 급등했다.2019년부터 5년 연속 해외 매출 실적을 자체 경신하고 있다.참고로,sm 헌터올 1분기 삼양식품이 거둔 매출액 3857억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은 83%까지 높아졌다.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선 삼양식품이 삼성전자의 해외 매출 비중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삼양식품은 36년 만에 라면 시장 1위도 탈환했다.
덴마크의 불닭볶음면 회수 조치 사유가 식품의 안전성이 아닌 매운맛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닭(Buldak) 키워드는 지난 6월 구글 검색량에서도 최대치를 기록했다.MZ세대를 묶는 틱톡과 유튜브 등 SNS에서는 덴마크의 조치에 반발하는 불닭볶음면 먹기 챌린지가 쏟아졌다.틱톡에 등장한 불닭 관련 게시물은 3억7000만 건을 넘겼다.소비자 저항이 일어날 정도로 불닭볶음면은 이제 글로벌 공통문화가 됐다.
누군가는 삼양식품의 성과에 대해 천운이 따랐을 뿐이라고 저평가한다.불닭볶음면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을 삼양식품이 특별히 수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먹방 유튜버,K팝 가수가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뜻하지 않게 성과를 거뒀다는 식이다.그러나 이는 삼양식품이 시장 탈환을 위해 20년간 공들인 노력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치킨집에서 불닭이 불티나게 팔리던 시기는 2005년.시장 판도를 뒤집기 위해 붉닭을 토대로 제품 개발에 주력한 삼양식품은 김정수 당시 사장 주도로 본격적인 불닭맛 라면을 2011년 시범 출시했다.당시 흰 국물의 라면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던 상황에서 다시 매운맛으로 시장에 도전한 삼양식품의 라면이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는 많지 않았다.삼양식품이 사양식품 길로 접어들었다는 조롱도 있었다.
삼양식품의 성과를 단순히 SNS에서 폭발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삼양식품은 매운 소스 개발을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개발을 통해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매운맛을 발굴했으며 연구소 직원들은 전국 구석구석 퍼진 불닭,닭발 맛집을 찾아다니며 가장 맛있는 매운맛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불닭볶음면의 성과 뒤엔 직원들의 열정적인 노력이 숨어있다.
삼양식품을 불러낸 사용자 혁신
지난해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에즈라 클라인은 "사양산업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온라인이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공간이 모두 문을 닫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서점의 자존심 반스앤노블(Barnes and Noble)이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자 이를 표현한 평가다.반스앤노블은 본질로 돌아가자는 모토로 서점의 핵심 역량에 집중했고 SNS를 통해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수많은 고객의 찬사,호평이 이어졌다.틱톡에서 책을 읽고 감상을 공유하는 북톡(Booktalk) 조회 수는 2100억 회를 돌파했고 지난해 미국에서 도서 클럽 관련 행사는 24% 증가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문화혁신도 이와 유사하다.이른바 사용자 혁신(User Innovation)을 통해 사양제품인 도서와 라면이 새로운 콘텐츠로 부각되며 킬러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고 그 결과 SNS에서 신드롬이 창출됐다.본질에 주력한 기업을 사용자가 불러낸 것이다.
정치인들은 선거에 출마할 때 국민의 부름을 받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는 얘기를 종종 꺼낸다.요즘 기업들도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SNS에서 사용자들의 부름과 명령을 받고 여기까지 성장하게 됐다는 농담(?) 같은 진담을 얘기한다.역설적으로 오프라인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삼양식품이 사양식품의 길을 걷다 다시 라면 업계 1위,더 나아가 글로벌 문화혁신의 길로 초대된 건 SNS 플랫폼 덕이 크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역시 사양산업은 없다고 강조한다.누군가는 성장의 나침반으로 반도체,AI,sm 헌터모빌리티를 언급하며 첨단산업의 필요성을 얘기한다.그러나 SNS에서 사용자들은 잊고 있던 소재를 다시 꺼내 글로벌 화두로 제시한다.쇠퇴하는 기업은 있어도 쇠퇴의 길을 걷는 사양산업이라는 건 이제 없다.본질에 주력하며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은 반드시 고객이 부활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