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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모호할 때 행정부 유권해석에 손들어주던 판례 폐지
판사가 일상 지배하나…교육·환경·노동 등 주요정책 존폐기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기에 보혁균형이 6-3으로 깨진 미국 대법원 [AP 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보수 우위의 미국 연방 대법원이 그간 행정부의 권한을 존중해온 '셰브론 원칙'을 파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인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쳐 온 각종 행정 규제가 '묻지마 소송'을 당해 폐지될 위기에 처했으며 행정부의 권한은 축소되고 사법부의 권한은 그만큼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지난주 6대3 의견으로 셰브론 원칙 폐기를 결정했다.
셰브론 원칙은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의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해 행정부의 재량 처분이 어디까지 적법한가를 다툰 1984년 판례로 비롯됐다.
관련 법률이 애매하면 연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이를 해석해 판단할 수 있고,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이후 법적 문제가 발생하면 법원이 행정부의 해석을 존중해 따른다는 것이 골자다.
WP는 연방정부가 그간 이를 토대로 다양한 정책과 규제 조치를 추진해왔지만,연방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행정권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짚었다.
WP는 이번 결정으로 폐기 위기에 처한 정책을 크게 8가지로 꼽았다.
우선 교육부의 학생 대출 상환과 탕감 관련 규정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교육부의 이런 조치가 정부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주장하는 소송이 이미 2건 제기돼있다.
오는 8월 시행을 앞둔 트랜스젠더 학생 보호 규정도 영향을 받게 됐다.
연방정부는 성차별의 정의에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포함하고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성 정체성에 맞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초과근무 수당 자격 확대,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지침,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노동법 위반 책임 등도 연방대법원 판결로 제한될 위기다.
연방정부는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의 노동자가 초과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연방대법원의 결정 직후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서는 해당 규정이 텍사스주 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도록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향후 다른 주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휘발유 차량에 대한 배출 규제와 상장 기업의 기후변화 영향 관련 공시,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연방통신위원회(FCC) 망 중립성 규정,식품의약국(FDA)의 실험실 자체 개발검사(LDT) 규제 등도 무산 위기에 처해있다.
특허 침해나 지식재산권 관련 다툼도 다시 법정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구글은 무선 스피커 업체 소노스와의 과거 법정 다툼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법률 해석에 근거해 판단됐다며 셰브론 원칙 폐기에 따른 재검토 요청을 했다.
WP는 불과 며칠 만에 일부 규제들에 대한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며 향후 많은 행정규제가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지타운대학교의 법학 교수인 도로시 브라운은 셰브론 원칙 파기는 '대혼란'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브라운 교수는 "의회가 모든 것을 규정할 법안을 제정할 수는 없음을 알면서 대법원이 행정부의 권한을 축소한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대기업에 비용을 부과하는 조치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