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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차기 유럽연합(EU) 경쟁담당 부집행위원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여기엔 양국 정상의 '사감'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경쟁담당 부집행위원장을 놓고 다투고 있다"며 "두 지도자의 개인적인 적대감으로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담당 부집행위원장은 EU의 무역,경쟁,에피라산업정책을 관할하는 강력한 직책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두 정상은 지난 13일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에 '낙태권 보장' 내용을 넣는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마크롱이 자국 헌법에 낙태의 자유가 명시된 것을 언급하며 "이탈리아엔 프랑스 같은 감성이 없다"고 비판하자 멜로니는 "G7에서 선거 운동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두 지도자는 멜로니 총리가 2022년 10월 집권한 이후부터 이주민 문제,에피라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첫 유럽 순방 때 멜로니 총리를 '패싱'한 문제까지 다양한 사안으로 충돌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멜로니 총리가 자신이 이끄는 집권당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인 라파엘레 피토 유럽부 담당 장관을 차기 EU 경쟁담당 부집행위원장 후보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멜로니 총리는 전날 이탈리아 하원 연설에서 유럽의회 1,에피라2,4위 정치그룹 주도로 집행위원장,외교안보 고위대표,에피라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EU 최고위직 후보가 지명된 데 대해 유럽 유권자의 의사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멜로니 총리가 의장인 강경 우파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이 이달 초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3위 정치그룹으로 올라섰음에도 차기 EU 지도부 협상 과정에서 제외되자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불만을 고려해 유럽의회 최대 정치그룹인 중도 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 의장은 이날 이탈리아를 새로운 EU 고위직 후보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기 EU 집행위원회 주요 직책은 이날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