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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자 절반 65세 이상
고령 기사 사고 비중도 증가
4년만에 14.5% → 20% 늘어
택시업계 "고령화는 불가피"
적격검사 주기 단축 등 추진
일각선 "노인 차별" 비판도
직장인 최 모씨(31)는 지난달 30일 택시 뒷바퀴에 발이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택시에 탑승하려고 한쪽 발을 올린 순간 택시가 출발해버린 것이다.최씨는 고통에 소리를 질렀고 동승자와 행인들이 소리쳤지만 택시기사는 좀처럼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동승자는 "만 65세가 훌쩍 넘어 보이는 택시기사는 가는귀가 어두운 듯했다"고 전했다.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는 68세 버스기사였고,지난 3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 돌진해 3명의 부상자를 낸 택시 운전사는 70세였다.
5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으로 고령자 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하는 택시 운전자는 지난해 기준 5만6007명으로 집계된다.2021년 3만6587명에서 2년 만에 53% 급증했다.현재 전국 택시기사 가운데 만 65세 이상 운전자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최고령은 개인택시 92세,도박 영어법인택시 82세로 조사됐다.
백발의 택시기사와 만나게 되면 왠지 불안하다는 승객이 적지 않다.류 모씨(30)는 "얼마 전 퇴근하면서 택시를 탔는데 연로하신 택시기사가 운전을 했다"며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 비틀비틀 운전하는데 혹시나 사고가 날까 가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전체 교통사고 중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2019년 14.5%였던 고령 운전자 사고 비율은 2020년 15.0%,도박 영어2021년 15.7%,도박 영어2022년 17.6%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20%를 찍었다.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는 피해도 더 치명적이다.2022년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고령 운전자가 가해자였던 비율은 전 연령대 중 26.9%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박수희 호남대 작업치료학과 교수는 지난 5월 논문을 통해 "고령 운전자의 연령 증가와 인지 기능 저하가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차대차 사고와 차량 단독 사고에서 높은 사망률이 관찰됐다.고령 운전자가 겪는 인지 기능 저하가 신체 반응 시간을 늦추고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 판단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그러나 택시업계는 극심한 구인난에 택시기사 고령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은 전부 배달기사로 빠져 고령 운전자 없이는 택시업계가 돌아갈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인력이 부족한 것은 버스나 화물업계도 마찬가지다.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버스기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 자격유지검사 수검 대상은 2021년 9738명에서 2023년 1만3893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고령의 운수업 종사자에 대해 조건부 운전면허제를 도입하고 운전 적격 여부 검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그러나 자칫 '노인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특히 노인들이 괜찮은 직업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비싼 돈을 주고 산 택시 면허를 쉽게 내려놓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경찰로 근무하다 은퇴 후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박 모씨(67)는 "웬만한 젊은 남성보다 체력도 좋고 운전도 베테랑이라고 자신한다"며 "단순히 나이만으로 불이익을 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최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