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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동경제 로드맵…세제 개편안 윤곽
투자자 수급 영향,밸류 재평가 요인 주목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중 세제 개편안이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국내 증시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입법 절차가 남긴 했지만 정부가 예고한 하반기 제도 개편 스케줄이 빼곡한 상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예정된 주식시장 정책 관련 논의 중 가장 관심도가 높은 건 상속세,배당소득세,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세제 개편안이다.9월 초 최종 세제 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11~12월 세법 개정안 토론,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본회의 등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주주환원 증가금액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를 실시한다.직전 3년 평균 대비 5% 초과분에 대해 5% 법인세를 세액공제하는 방식이다.
소액주주에 대해서는 밸류업 기업의 배당 증가금액에 한해 저율분리과세를 추진한다.현재 배당금 2000만원 이하인 개인주주에 대한 세율은 지방세 1.4%를 제외하면 14%로 개정안은 밸류업 기업의 2000만원 미만 배당 증가금액 등에 대해 5%포인트 낮춘 9%를 적용하기로 했다.
2000만원 초과분은 선택적 분리과세 대상이다.현행대로면 2000만원 초과 금액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를 하는데 과표구간에 따라 세율은 14~45% 수준으로 정해진다.이때 배당증가금액 등에 대해서는 25% 세율을 선택할 수 있다.
최대주주에 대한 20% 할증평가 제도도 폐지된다.주식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점을 감안해 일반 주식 평가액보다 20% 더 높게 평가해왔는데 상속세 부담을 가중한다는 점에서 밸류업 기업에 한해 세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정부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이달 말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또 내년 예정된 금투세를 폐지해 국내 증시 투자를 유도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 한도는 연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늘리고 비과세 한도는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세 변화 가능성은 주식시장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변수"라며 "세법 개정으로 현실화될 경우 배당 규모와 수익률 관점에서 금융,로또 개드립경기소비재,필수소비재 주가에 유리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금투세 시행 여부도 하반기 주목할 사안으로 금투세가 시행되면 내년 매도시 당해 발생 수익부터 과세되기 때문에 (올해) 연말 대규모 개인투자자 매도 촉발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해외주식 투자와 세제 형평성을 맞추게 된다면 미국과 국내 주식시장 장기 기대수익률간 격차를 고려했을 때 개인투자자들의 중장기 자금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 개선에 나선다.자사주를 5% 이상 취득한 상장사는 자사주 보유 현황과 향후 처분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아울러 한국거래소가 밸류업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부실 기업 퇴출 제도는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할 수 있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주주 이익을 위한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 논의가 뜨거운 감자다.그동안 문제됐던 물적분할 후 중복상장 등 이사회 결정이 주주 보호와 거리가 먼 결정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소송 남발 우려 등 재계 반발이 있지만 개정안이 적용되면 주주 보호 강화,주주 참여 증대 등이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깜깜이 분기배당 해소를 위한 배당절차 개선방안도 국회 법 개정을 대기 중이다.지난해 연말배당부터 선 배당액 확정 후 투자가 가능하게 됐는데 그 결과 고배당 종목 수급 집중으로 이어진 바 있다.분기배당까지 확대되면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중 주목도가 높았던 건 밸류업 프로그램이다.최근 KB금융,로또 개드립신한지주,메리츠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주가 주주 환원 확대 기대감에 재차 상승했는데 하반기에는 이와 관련 밸류업 기업 공시 본격화,밸류업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이 예정돼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주에서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므로 결국에는 모멘텀이 필요한데 그 모멘텀이라는 게 결국에는 주주환원"이라며 "배당정책에 있어 운신의 폭은 궁극적으로 자본비율 싸움이므로 이 비율이 높은 회사가 주도주가 될 수 밖에 없고,업종 지수 상승은 여전히 주도주에 의해 견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16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상속세 완화를 비롯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금투세·배당세와 같은 자본시장 세제 합리화 등 제가 강조해왔던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들은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하며,특정 이슈가 이념이나 정파간 소모적인 논쟁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선진화를 위해 사회적 총의를 모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