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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늙어가도 눈은 청춘이길【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며칠 전 안과에 다녀왔다.매년 한 번씩 이맘때 정기검진을 받는다.왼쪽 망막에 하얀 막 같은 게 생겼기 때문이다. 처음 안과에 다니기 시작한 건,안구건조증 때문이었다.항상 눈이 뻑뻑한 편이었고,9월4일 야구특히 환절기가 되면 유독 심해졌다.없던 꽃가루 알레르기까지 생겨 봄철에는 외출하면 눈도 제대로 못 뜰 때가 많았다.
인공 눈물이라도 처방받으면 나아질까 싶어 안과에 다니기 시작했고,망막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안 그래도 비문증이 있어 불편했다고 의사에게 말했더니 그것과 망막 이상은 상관이 없다고 했다. 투명한 날파리 같은 것들이 시야에 거슬리는 것 말고는 딱히 불편함은 없었다.그래도 왼쪽 망막 쪽에 이상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긴장이 됐다.초반에는 막이 계속 두꺼워지고 있어서 3개월마다 검사를 받았다.
망막 전문의가 있는 규모가 꽤 큰 안과 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다행히 재작년부터인가 막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있다.이번 진료 때도 지난번과 큰 차이가 없다며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내년에 보자고 말씀하셨다.
증상이 더 심해지지 않고 있다니 안심이 된다.최소한 살아온 만큼 앞으로 더 사용해야 하는 눈인데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노안 검사도 함께 받았는데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꼬박꼬박 안과에 열심히 다녔더니 안구건조증은 많이 나아졌다.인공 눈물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부터 눈을 잘 관리하는 데 나름 신경을 썼다.수면 시간을 조금씩 늘려 눈의 피로를 줄여 나갔다.꽃가루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불가피한 상황 외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했다.
비문증은 노안의 현상 중 하나다.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증상인 것이다.고로 비문증은 한 번 생기면 고칠 수가 없다.아주 운 좋게 조금 덜해지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아닌 듯하다.
너무 심하면 수술을 할 수 있지만 쉽게 재발된다고 한다.죽을병은 아니니 그냥 그렇게 살아야 된다는 말로 들렸다.신경 쓰이기는 하겠지만,9월4일 야구그러려니 하고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무뎌지는 게 최선이라고 말씀하시며 의사 선생님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셨다.
눈동자를 굴릴 때마다 특히 흰색이 많은 장소에서는 훨씬 더 선명하게 투명한 벌레들이 보인다.떠다니는 그들의 모양은 지렁이 같기도 하고,애벌레 같기도 하다.마치 현미경으로 세포나 벌레 따위를 보면 보일 것 같은 그런 모양들.
그래도 투명한 덕분인지 너무 디테일하지는 않아서 징그럽지는 않다. 아직 글씨를 보는 데는 불편함이 없지만,남이 보지 못하는 허공의 벌레들을 볼 수 있는 나 역시 노안의 길을 걷고 있다.언젠가는 글씨도 흐릿해져 안경을 다초점 렌즈로 바꾸게 될 날이 오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바라기는 그때가 최대한 천천히 왔으면 한다.읽고 쓰는데 불편함이 없는 지금의 때를 너무 빨리 보내고 싶지 않다.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젊었을 때 글쓰기를 시작할 걸 그랬나 후회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그때 혹사하지 않아서 아직 노안이 오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래 탄 중고차처럼 내 몸도 정비할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새 차 같은 몸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으니 최대한 기름칠하고 열심히 관리해서 컨디션을 잘 유지해줘야 할 것 같다.그런 의미에서 동안이 되고 싶은 요즘이다.얼굴이 어려 보이는 동안도 좋지만,9월4일 야구눈살 찌푸리지 않아도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진짜 동안,초롱초롱 맑게 빛나는 눈동자 말이다.
덧붙이는 글 | 페이스북,브런치,9월4일 야구얼룩소에도 게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