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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도 '차량이 갑자기 돌진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 영등포구 주민 김모씨(30대)는 최근 인도를 걸어도 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무섭다며 이같이 밝혔다.김씨는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 길을 걸을 때 괜히 차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며 "일부러 인도 안쪽길로 걷는다"고 말했다.
이달 1일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 이후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불안함을 호소한다.지난 3일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 택시가 돌진하는 사고가 있었다.서울역 인근에서는 지난 6일 8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보행자를 덮쳤다.
사고를 낸 이들은 모두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자동차가 행인을 덮치거나 거리로 돌진하는 사고는 대비하거나 예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더 걱정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별안간 당하는 사고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주변에 CCTV(폐쇄회로TV)가 있는지,여자프로농구일정인도 위 펜스가 안전한지 괜히 만져보게 된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심모씨(20대)도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로 걱정이 많아졌다"며 "보행자가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니지만 걱정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김모씨(20대)는 "예전엔 일방통행로 횡단보도를 지날 때 차가 오는 쪽만 확인하고 건넜는데 이제는 좌우를 다 살피고 건넌다"며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보면서 걷던 것도 고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안 반응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접 목격하거나 당하지 않더라도 간접 경험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을 수 있다"며 "사고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거나 길을 지나가는 차량의 브레이크 소리에 깜짝 놀라는 반응이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될 수 있는 기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 "이번 시청역 사고는 평범한 장소에서 일상 시간에 벌어진 일인데 예측할 수 없는 사고라는 점이 겹쳐서 충격이 더 컸고 비슷한 사고가 이어지면서 사고 당시 모습을 더 자주 떠올리게 되는 것"이라며 "사람이 많은 곳이나 길가를 유독 피하게 되거나 사고 장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으면 참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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