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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 두고 전문가들도 갑론을박
박병일 자동차 정비 전문가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차량 결함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밝혔다.
박 전문가는 사고를 낸 A씨(68)가 몰았던 2018년식 제네시스 G80 차량의 특성에 주목했다.그는 "저 차는 다른 차들과 시스템이 다르다"며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데 액셀을 밟았을 때 어떤 물체를 만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안전 자동 장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 차는 '브레이크를 밟아 선다'는 개념이 아니다.브레이크를 전자 제어한다"며 "만약 앞에 물체가 있으면 운전자가 운전을 잘못해도 장치가 차를 세운다.긴급 제동 장치가 작동되면 사고가 안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가 났다는 건 긴급 제동 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전자 시스템은 온도와 습도,180 12진동,열 등에 따라 어떤 때는 됐다가 어떤 때는 안 되는 현상이 가끔 있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8년 출시된 제네시스 G80이 모두 리콜됐던 적이 있다"며 "(A씨가 운전했던 차량도) 긴급 제동 장치에 문제가 있어서 리콜을 받았더라"고 말했다.
박 전문가는 "다른 차들은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에 제동등이 들어오지만,저 차는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자동차 두뇌라고 할 수 있는 ECU(전자제어장치·Electronic Control Unit)가 제동등을 켤지 결정한다"며 "ECU가 망가졌다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동등이 안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 RPM(분당 회전수)이 급상승하는 등 정상적인 알고리즘이 아닐 때 ECU가 제동등을 켜줄 수도,안 켜줄 수도 있다"며 "따라서 제동등만 가지고 브레이크 밟았다,안 밟았다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G80의 2차 브레이크는 다른 차들과 다르다.전자 제어 방식"이라며 "어떤 상황에서 작동이 안 되다가 접촉 사고가 난 뒤에 정상으로 올 수도 있다.전자 시스템을 이해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문가는 "앞으로 CCTV나 블랙박스 EDR(사고기록장치) 자료를 더 면밀하게 봐야 하지만,저는 A씨의 과실은 30%,180 12차량 결함일 가능성을 70% 정도로 본다"고 판단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 교수는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급발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며 "사고 영상을 보면 (A씨 차량이) 속도를 서서히 낮춰서 정확하게 정지한다.급발진하면 추돌하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9시27분쯤 A씨가 운전하던 차량은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와 교차로에서 인도로 돌진해 시민 10여명을 들이받았다.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7명이 부상을 입었다.사망자는 모두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 등이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3조1항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A씨의 차량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