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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없던‘충성실절’용어
국민당으로 변절한 배신자들 연상
중국 공산당이 부패 혐의로 낙마한 웨이펑허(魏鳳和) 전 국방부장의 당적을 박탈하면서 배신자에게만 적용하는 이례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지난 6월 27일 웨이 전 부장의 당적 제명 사실을 알리는 공식 문서에‘충성실절’(忠誠失節)이란 단어를 썼다.충성심과 절개를 잃어버렸다는 의미다.
‘절’(節)이란 기원전 4세기경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대나무나 청동 막대기(홀)를 의미했는데 이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왕과 국가를 배신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약 1000년 전인 송나라 시대에는 재혼한 과부 등 절개를 잃어버린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도 사용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산당 역사를 잘 아는 중국 전문가들은 공산당이 이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당을 배신하고 적대적인 세력과 타협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SCMP가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군부 사정기관이 발표한 공식 문서를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간 이런 표현이 사용된 고위 군 장성은 웨이 전 부장이 유일했다.
베이징 인민대학의 한 정치학자는 "‘실절’이란 단어는 국공 내전 중에 국민당으로 이탈한 샹중파(向忠發)나 구순장(顧順章) 같은 전직 공산당 지도자들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1920년대 공산당 안보기구의 핵심 인물이었던 구순장은 국민당군에 체포된 뒤 각종 기밀을 누설하면서 공산당 조직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인물로 국민당으로 전향했다.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였던 샹중파는 국민당군에 체포돼 1931년 6월 처형된 인물로,뷰 카메라처형 직전 국민당에 공산당과 비밀 조직에 대한 주요 정보를 넘겨 공산당으로부터 배신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금까지도 비판받고 있다.
홍콩의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웨이펑허 범죄는 뇌물 수수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적들이 이점을 얻을 수 있도록 행동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도 "웨이의 범죄 행위에‘외부적 요소’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적대 세력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뷰 카메라일각에서는 중국과 대치 중인 대만이나 대만을 지지하는 미국 등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웨이펑허는 2015년 만들어진 로켓군의 초대 사령원(상장·대장급)이자 로켓군 출신 첫 중국 국방부장이다.2012년 11월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단행한 첫 장성 인사에서 상장으로 승진한 뒤 2018년에는 국방부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지난달 말 자신의 후임인 리상푸 전 국방부장과 함께 부패 혐의로 중국공산당에서 제명됐다.
다만 중국 공산당은 리 전 부장에 대해서는 웨이 전 부장에게 쓴‘충성실절’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통상적인 뇌물 혐의자에게 적용하는 "초심과 사명을 버리고 당성(黨性) 원칙을 상실했다"는 표현이 사용됐다고 SCMP는 전했다.
웨이펑허와 리상푸는 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한 상태에서 군 검찰의 수사를 받은 뒤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