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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게 내린 비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전국에서 침수로 인한 재산 피해와 시설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북 전주시는 "하천 물그릇을 키워 호우 피해를 예방했다"며 치적을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는 "'하천의 주인은 물이다'는 목표로 시작한 삼천·전주천 내 지장 수목 제거와 퇴적토 준설이 자연재해 예방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자료를 10일 냈다.
폭우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재난 상황에서 전주시가 "호우 피해를 예방했다"고 치켜세운 것.
또 전주시는 "지난 9일과 10일 내린 집중호우 때 하천 수위 측정치와 영상장치를 분석한 결과,수목 제거와 퇴적토 준설의 강도에 따라 하천 수위가 차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폭우로 충북 옥천군과 충남 논산·서천,대구 북구에서 총 4명이 사망했고,충북 영동에서는 1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다.전주시와 인접한 전북의 다른 지역에서는 1백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군산과 완주,진안,익산의 주민 184명이 비를 피해 집을 떠났고,다수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재산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진흙과 토사물이 주택을 덮쳤고,들이닥친 빗물에 집안 살림이 모두 젖었다.비닐하우스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구겨졌고,승용차는 범람한 물에 떠밀려 내려갔다.
전북 지역에서는 주택 2채가 반파됐으며,파워볼 최대 당첨금82채가 침수됐다.가축 12만 6천 마리가 폐사했으며,농작물 343ha가 물에 잠기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까지 군산에 342.2㎜,장수 247.6㎜,익산 236.2㎜,무주 209.5㎜,파워볼 최대 당첨금전주 192.6㎜,임실 191.8㎜,진안 196.0㎜의 비가 내렸다.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린 전주시는 피해가 크지 않았다.
시민단체는 지금 이 상황에 해당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이창엽 처장은 "전국적인 폭우로 비상 상태에 국민들 모두가 노심초사하고 있는데,검증이 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자화자찬하는 것이 올바른 처사인지 되짚어봐야 한다"며 "지금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이지 자랑삼아 이 이야기를 꺼낼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주시의 이번 보도자료는 '버드나무 전쟁'으로 불리며 큰 논란을 일으킨 전주천과 삼천의 버드나무 벌목 사업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한편,전북도는 전주시가 전주천과 삼천 주변 버드나무 수백 그루를 벌목한 것에 대한 주민감사 청구를 받고 감사에 착수했다.주민감사를 청구한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전주시의 '전주천·삼천 재해예방 하도준설 사업'이 하천법 위반과 하천기본계획 위배,조례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재난과 재해에 대한 대비는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극한 또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과할 정도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도 여름철 집중호우에도 안전한 하천환경을 만들기 위해 치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