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남성 기자들이 단체카톡방에서 동료 기자들과 정치인을 성희롱한 사건을 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이 해당 언론사에 해당 기자들의 징계와 사과,성평등 제고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민언련은 2일 낸 성명에서 "이번 기자 단톡방 성희롱 사건을 언론계 일각의 비뚤어진 성인식,양방 프로그램낮은 젠더 감수성,양방 프로그램느슨한 대응이 만들어낸 '예고된 참사'"라며 "이번 사건 남성기자들이 소속된 뉴스핌,서울신문,이데일리는 반드시 가해자를 일벌백계하고 독자와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라"고 밝혔다.
민언련은 "당사자도 모르게 성적 모욕으로 다른 사람의 인격을 훼손한 행위도 심각하지만,이들이 약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 사회문제를 비판·감시해온 기자라는 점이 충격적"이라며 "일상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온 이들이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민언련은 "언론계 단체대화방 성희롱 사건이 근절되지 않는 문제도 짚지 않을 수 없다"며 △2017년 남성기자 4명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여성기자들을 성희롱한 '기자 단톡방 성희롱 사건' 2019년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발언을 하고 불법촬영물·음란물·성매매 업소정보를 공유한 사건 등이 계속돼왔다고 했다.
이어 "2017년 '기자 단톡방 성희롱 사건' 가해자 4명은 사건이 드러난 지 고작 두 달여 만에 다시 기사작성을 시작했다.2019년 '언론인 오픈채팅방 성희롱 사건'은 검찰이 피의자 대부분에게 기소유예 또는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마치 없었던 일인양 유야무야됐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성범죄 연루자들이 계속 기자로 활동한다면 언론인과 언론 전반에 대한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각 언론사의 징계 조치와 사과를 요구했다.이어 각사가 성인지 감수성을 점검하고 제고방안을 제시하라고 밝혔다.언론인단체와 현업단체에도 재발방지책 마련을 주문했다.
▲2일 한국일보의 성평등 주제 주간 뉴스레터 '허스펙티브'
일부 언론사는 독자 뉴스레터를 통해 사건을 알리고 재발 방지 필요성을 강조했다.이혜미 한국일보 기자는 2일 성평등을 주제로 한 주간 뉴스레터 '허스펙티브'에서 "이번 '단톡방 성희롱' 사태에서 여성 기자들은 분노하고 억울해하는 것에 멈추지 않았다.가해자를 구체적으로 지목하고,관계된 이들의 반성과 후속 절차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며 "여성들의 연대는 실재하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이 물결이 일상 전반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본다"고 썼다.
채윤태 한겨레 기자는 한겨레 일일 뉴스레터 'H:730'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그 때(2017년 8월 국회 남성 기자들의 단톡방 성희롱 사건 당시) 각 언론사에서 이 4명의 가해자들을 솜방망이 처벌한 결과인 셈이다.부디 이번엔 각 언론사가 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결단해 성희롱 단톡방의 역사를 끊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국회·대통령실 등을 출입하는 남성 기자 3명이 단톡방에서 최소 8명 이상의 기자와 여성 정치인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미디어오늘 보도로 알려졌다.미디어오늘은 성희롱을 한 A·B·C 기자가 각각 서울신문·뉴스핌·이데일리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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