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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신청 기업 증가…"지난한 회생과정"
개인회생·파산 법원별 처리속도 격차↑
경기침체·고금리로 회생·파산신청 증가
"제도개선 시급…재판부 의지도 중요해"[서울=뉴시스] 장한지 이소헌 기자 =
"희망을 잃어버린 작은 기업들은 지난한 회생 과정 버티기보다 파산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길게는 10년까지도 걸리는 긴 시간 법정에 드나들면서 버티기보다 청산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개인회생 및 파산은 서울과 지방간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벌어지면서 지역별 형평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금리,인플레이션 등 '3각 파도'에 기업과 개인의 줄도산 위기가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회생법원과 회생 담당 재판부가 제기되는 문제를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업이 전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건수는 635건에 달한다.지난해 같은 기간(460건)보다 38.04%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2000건에 육박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코로나19로 법인파산 신청이 가장 많았던 2020년(1069건)의 2배에 달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법인 회생 신청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올해 1~4월 법인회생 신청 건수는 534건이다.
그동안 매년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법인회생보다 적었으나 지난해부터 법인파산 신청 건수(1657건)가 법인회생(1602건)의 수치를 앞서기 시작했다.
법인회생은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청산하는 것보다 더 이익이라고 판단될 때 선택하게 된다.그러나 사업을 지속하기보다 청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법조계는 기업이 회생하려면 '다시 재기할 수 있다'고 법원을 설득해야 하는데,그 절차와 과정이 하세월인 점도 기업들의 회생 의지를 꺾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법원은 지난 2011년 신속한 법인회생을 위해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했다.회생절차를 신청하면 거치게 되는 기업가치 조사와 회생계획안 제출 과정 등을 건너뛰고 '사전계획안'을 중심으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현행 10년까지 설정돼 있는 법인회생 기간을 6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계획안 단계에서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 기업 회생·파산 전문가들의 말이다.사전계획안에는 변제계획과 사업계획,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미 고꾸라진 기업이 이를 정리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현재의 청산가치와 향후 10년·20년 후에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기대가치가 얼마인지도 증명해야 한다.또 기업이 채권자와 주주,엘라스 베로나 fc 순위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 등에게 '기업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데,이 같은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회생·파산 전문 채혜선 변호사(법무법인 하나)는 "회생은 기업을 일으키는 과정인데 대기업 위주로는 그렇게 한다"며 "희망을 잃어버린 중소기업은 길게는 10년까지도 걸리는 회생 절차가 버겁게 느껴지니까 차라리 파산 신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파산의 결정기간은 지방법원에 따라 최대 6배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개인파산은 개인채무자의 채무변제가 경제적 파탄으로 불가능한 경우 남은 재산을 채권자에게 배분하는 절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지난해 서울회생법원은 개인파산 접수부터 선고까지 평균 2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처리 기간이 11.8개월로 나타나면서 약 6배 오래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회생도 마찬가지다.지난해 서울에서는 개인회생 접수부터 개시 결정까지 4.7개월이 걸린 데 반해 강릉지원에서는 10.1개월이 소요됐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회생 및 파산 신청이 해를 거듭할수록 최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성 회생 전문 변호사(법률사무소 미래로)는 "경기 침체,소비 침체,엘라스 베로나 fc 순위우크라이나 전쟁,대중 무역 마찰 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값 부담 등으로 회사를 영위하기 어려워지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며 "회생과 파산 제도에 대한 인식도 널리 알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방법원과 서울회생법원 사이에 확실히 재판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다"며 "전문 인력의 절대적인 숫자 부족과 법원별 실무 처리 지침에서의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아울러 "특히 지방에서는 꼭 필요가 없어 보이는 서류들인데도 채무자에 대한 일종의 징벌적 보정명령(잘못된 부분을 고치라고 하는 재판장의 지시)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만 있던 회생법원이 부산과 수원 등으로 확대되는 만큼 회생 전문 재판부에서 의지를 갖고 법인 회생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채 변호사는 "재판부에서 의지를 갖고 진행할 때 기업 대표나 대리인,이해관계인 쪽에서도 의지를 가지고 속도를 낼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회생법원은 기업회생 및 파산 신청이 접수되면 재판부 배당과 신문기일 지정,엘라스 베로나 fc 순위회생절차 개시 등 최대한 빠른 절차 진행과 회생 및 파산의 조기 종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별로 처리 속도가 편차를 보이는 것에 대해선 "회생법원을 추가하는 것은 법 개정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도산 법관들이 700여명 정도 가입된 커뮤니티에서 1년에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지방 격차 해소를 위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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