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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유치원 관리부처,교육부로 일원화…이주호 "역사적 날" 의미 부여
'이르면 2026년 통합기관 개시' 밝혔지만…0~5세 교사자격 이원화 여부 미정
교사 처우 개선방안도 원론적 입장 그쳐…"구멍투성이案에 '세계 최고' 수식?"
"그동안 농담으로 많이 했던 이야기가 '남북통일보다 어려운 유보통합'이란 이야기를 했었는데요.저는 진전이 크게 있었다(고 봅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7일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체계 일원화) 실행 계획 브리핑'에서,당국의 청사진이 아이,부모 등 수요자에겐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에 이 같이 말했다.그간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로 나뉘어 있던 영유아 교육·보육을 교육부가 전담하게 됨에 따라,유치원·어린이집의 관리 부처가 교육부로 일원화된 변화를 두고 "상당히 체제가 정비됐다"며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부총리는 "(이를 토대로) 유보통합이 그야말로 힘 있게 추진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시작해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상당히 큰 폭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한꺼번에 다 될 수 없기에 이렇게 로드맵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구체안을) 확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이르면 2026년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 운영하겠다는 타임라인 구상을 내놨다.우선 올 하반기에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모델학교 사업을 통해 원하는 영유아 누구나 '하루 최대 12시간'의 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출생 시대 수요 감소 대응 및 효율적 관리를 위해 체계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공감대에도,여전히 이 문제의 '진짜 뇌관'은 건드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향후 통합 교사의 자격을 0~5세 담당으로 통일할 것인지 여부부터 교사의 자격기준 및 처우 개선 등의 쟁점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유보통합 추진방안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세부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교육당국이 6개월 이상 연기한 '지각 발표'를 한 점을 감안하면,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유보통합 논의 진행과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몇 가지 과제에 대해서는 (잠정으로나마) 기한을 발표했으니 그에 맞춰 하면,연말까지 예상대로 진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생각보다 (실제로) 결정된 게 많지 않은 부분은 좀 아쉽다"고 말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이용격차를 줄이기 위한 '5대 상향평준화 과제' 중 하나인 '일 12시간(기본 8시간+추가 4시간) 돌봄 보장'과 관련해선 "유치원 입장에선 (이용)시간이 늘어난 거라 그만큼의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질(質)도 함께 가져가야 하니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교사 대 아동 비율도 축소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0세반의 경우,현행 1대 3에서 1 대 2로,3~5세반은 평균 1 대 12에서 1 대 8을 목표로 삼아 과밀화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보다 세심하게 돌보고 교육하겠다는 취지야 좋지만,does casinos pump oxygen이에 걸맞게 인력 공급을 확충하면서 교원 수준을 끌어올리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생각보다 녹록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는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통합교사 자격' 문제도 연말로 또다시 결정을 미뤘다. 현재 법적 교원에 해당하는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교직과정을 이수해야 하고,국공립 유치원의 경우 임용고시도 통과해야 한다.반면 보육교사는 전문대·4년제 대학 외 사이버대·학점은행제·보육교사교육원 등을 통해서도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그간 유보통합 시도가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는 양성체계 등이 상이한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를 한데 묶는 합의가 워낙 까다로웠던 탓이다.교원이 되고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허들을 넘었다고 생각하는 유치원 교사들은 "졸속 유보통합은 유아교육에 대한 사망 선고"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교육부는 영유아 교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27년부터 학사학위 기반의 통합교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지만,교원 자격을 0~5세 단일 자격으로 할지 0~2세 영아 및 3~5세 유아로 분리 운영할지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0~5세 교사 자격을 일원화하는 1안과 관련해선 아동의 발달단계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 반해,연령별 구분을 전제한 2안을 두고는 사실상 유보통합의 의미가 무색한 '반쪽짜리'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당국은 현장교사와 학부모,학계·단체,양성대학의 의견 및 0~5세 영유아 교육과정,통합기관 기준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정영훈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단장은 "이 부분이 사실 전부터 굉장히 쟁점이었다"며 "계속 의견 수렴을 해서 연말에는 확정을 지을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부모 입장에선 0~2세와 3~5세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많이 다르다.(돌봄 외) 교육적인 게 얼마나 들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선진국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데 질을 중요시하려면 (대상의) 연령과 환경 등을 세분화해 적용할 수밖에 없다.다만,현장 중심의 논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교사 처우 개선' 방안도 헐겁기는 마찬가지다.정부는 "보육교사-사립유치원 교사 간 처우개선비 격차를 단계적으로 해소해 추후 동일 수준으로 지원하겠다"며,시·도교육청과 지역별 보육교사 처우개선비 현황부터 파악하겠다고 했다.그마저도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거의 원론적 수준의 입장만을 재확인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이런 식이라면,(정부가 세부계획 보완 기한으로 밝힌) 연말에도 똑같지 않겠느냔 얘기가 벌써 나온다"며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점은 이렇게 구멍이 많은 정책안에 '세계 최고'란 수식을 붙인 것"이라고 꼬집었다.교육부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의 제목은 '세계 최고 영유아교육·보육을 위한 유보통합 실행 계획(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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