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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호·이창수·김유철 등 일제 반발
북부지검 검사들 입장문 "법치 흔드는 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에 대한 무더기 탄핵소추 추진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에 대한 무더기 탄핵소추 추진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해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등 주요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송경호 부산고검장은 3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를 총괄했던 나를 탄핵하라"라는 글을 올렸다.

송 고검장은 "헌법재판을 통해 민주당의 검사탄핵이 위헌·위법·사법방해·보복·방탄 탄핵에 명백히 해당됨을 국민들에게 알려드리겠다"며 "그 과정을 통해 헌법의 핵심적인 가치인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색깔 이상형 월드컵사법부의 독립과 공정한 수사·재판의 가치를 지켜내겠다"고 적었다.

송 고검장은 2022년 5월부터 2년간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며 이 전 대표 관련 수사를 지휘했다.

대검찰청이 전날 오후 이원석 검찰총장의 기자회견 발언 요지와 질의응답을 정리해 올린 게시글에는 이날 오후 7시 30분까지 현직 검사장 등의 댓글 200여개가 달렸다.

이 전 대표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댓글에서 "입법부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 잡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법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 몰랐다"며 "실무를 모르는 정치인들의 실질 없는 맹탕 제도 개악으로 인해 매일 검사실에서 기록 더미에 묻혀 씨름하는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을 맡아 온 김유철 수원지검장은 "위헌·위법·사법방해·보복·방탄…총장께서 명징하게 밝혀주신 이 야만적 사태의 본질을 기억하자.그리고 우리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썼다.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진 전주지검장 역시 "무수한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부패 정치인 또는 그가 속한 정치세력이 검사를 탄핵한다는 건 도둑이 경찰 때려잡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이는 입법독재를 넘어선 입법 폭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진동 대구고검장도 "본 탄핵이 헌법에 반하고 불법이라는 점은 명확하다"며 "폭거로 어려움에 처한 검사님들을 적극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적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지낸 박기동 대구지검장은 "억지 탄핵으로 아무리 그물을 찢으려 해도 천라지망을 벗어날 수는 없다"며 "우리 모두 함께 총장님을 중심으로 법치파괴에 단호히 맞서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때"라고 적었다.

댓글이 아닌 게시글을 통한 비판도 이어졌다.

서울북부지검 인권보호관 및 부장검사들은 별도 입장문을 올려 "맡은 바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탄핵 소추의 대상으로 삼아 직무를 정지시킨다면 검사들은 권력자의 입김에서 벗어나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수사한다는 신념을 온전히 지키기 어렵게 된다"며 "이는 결국 우리 사회와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탄핵 추진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이라는 형사사법제도의 근본을 훼손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이 일궈온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므로 즉각 거두어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한 4명 중 1명인 김영철 검사는 현재 북부지검 차장검사다.

김민아 천안지청 차장검사는 "탄핵소추안 자체가 수준 낮은 '망상'"이라며 "이 탄핵 절차가 대한민국 역사의 치명적 오류로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광주고검 박철완 검사는 "이번 검사 탄핵 시도는 검찰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다가올 역경 시리즈의 서막"이라며 "검사들이 결코 동료들이 부당하게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말로만 힘이 돼 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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