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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가 출자자(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를 주목하고 있다.투자 호황기 시절 결성한 펀드 만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엑시트(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일종의‘중간 회수’장치가 다시 뜨는 것이다.
27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VC들은 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 결성을 검토하고 있다.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VC가 투자한 회사의 구주를 매매하는 세컨더리 펀드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위탁운용사(GP)가 LP가 출자한 펀드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GP가 LP가 되는 구조다.
LP는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한 원금 분배 구간이 오기 전 투자금을 적기에 회수할 수 있고,후속 투자자는 이미 검증된 펀드를 할인된 가격으로 사면서 엑시트 시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지분 자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우수한 포트폴리오사뿐 아니라 실적이 잠시 악화한 기업도 후속 투자를 받도록 도울 수 있다.고금리 여파로 자본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설 수 있는 대안인 셈이다.
2014년 한국 모태펀드가 처음 관련 계정을 도입한 후 한동안 사라졌다가,2022년 금융시장 변동과 회수 난항에 따른 출자자 이탈,폰허브 티셔츠만기 펀드의 청산 어려움 등이 감지되면서 다시 등장했다.그러나 당시만 해도 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는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GP들이 자사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면서까지 같은 VC에 정보를 공유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면서 관련 펀드 운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서다.LP와 GP 간 경계가 불분명할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가 현 상황을 타개할 대안책으로 떠오르고 있다.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VC들의 자금 회수 방식은 장외 매각이 50.2%,IPO가 32.3%를 차지하고 있다.그러나 지난해‘파두 어닝쇼크 사태’로 금융당국의 IPO 감독이 깐깐해진 데 더해 이노그리드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취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엑시트 난도가 더더욱 상승한 상황이다.더욱이 국내 스타트업 M&A 시장 역시 활성화하지 못한 터라 현실적인 자금 회수 방안이 부족하다.
이에 한국 모태펀드와 산업은행 등 주요 출자자들도 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 출자 사업을 진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최근 닻을 올린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물론 농업정책보험금융원도 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 분야를 도입했다.산은도 1조원 규모 회수 시장 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민간 모펀드를 운용 중인 하나벤처스도 최근‘하나재간접펀드’GP를 선정했다.
국내 한 LP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의 요청이 있었다”며 “신규 투자자 유입을 촉진하는 등 모험자본 시장의 성장을 위해 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P들의 움직임에 맞춰 VC들도 서둘러 움직이고 있다.JB인베스트먼트와 한국성장금융은 이미 올해 초 LP 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를 결성했다.경남벤처투자와 디티앤인베스트먼트,폰허브 티셔츠뮤렉스파트너스,KB인베스트먼트,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폰허브 티셔츠퀀텀벤처스코리아 등도 한국 모태펀드가 진행하는 세컨더리 분야 출자 사업에 지원한 상황이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 투자 호황기가 지나고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자금을 유동화하려는 LP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자금 유동화가 어려울 때 펀드 수익률을 높이는‘일석이조’의 역할을 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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