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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달라진 무더위 양상
7월 폭염·열대야 통계 분석 결과
제주·강릉 폭염일수 18·13일 달해
각각 평년의 4.5배·2배 뛰어넘어
강릉,대구 최고기온 넘어서기도
“바다 수온 상승이 근본적인 원인
뜨거워진 해풍,해안 지역 기온 높여”
통상 장마가 지나간 뒤 찾아오는 폭염은 대구와 같은 내륙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지만,올여름에는 제주나 강릉과 같은 해안 지역에서 예년보다 많은 폭염일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적인 이상고온 현상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내륙 중심의 폭염’에 대한 통념이 깨진 것이다.
동해안의 대표 도시 강릉 역시 7월에 13일의 폭염을 겪어 평년(5.6일)의 2배가 넘는 폭염일수를 기록했다.강릉의 폭염은 7월4일을 시작으로 월말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적인 폭염 지역으로 꼽히는 내륙 도시 대구는 7월에 11일의 폭염을 기록해 평년(10.7일)을 약간 상회하는 데 그쳤다.
남성현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바다 수온 상승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남 교수는 “우리나라 주변 바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는 곳 중 하나”라며 “바닷물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풍도 뜨거워져 해안 지역의 기온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는 실질적으로 해양 온난화를 의미한다”며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한 온실 효과 강화로 지구에 축적되는 열의 대부분이 해양에 흡수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한반도는 온대 바다에 위치해 있어 원래 남북으로 온도 차가 컸는데,마작 앙커지구 온난화로 인해 따뜻한 해역이 확장되면서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근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118년 중 두 번째로 긴 열대야 지속 기간이다.1994년에도 24일 연속 열대야가 발생한 바 있으나,기상 기록은 최근 발생한 사례를 상위에 올리기 때문에 이번이 서울 열대야 지속일 2위에 해당한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재차 세력을 넓히며 무더위는 광복절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의 26일간 열대야 기록마저 깨질 전망이다.2018년에는 7월21일부터 8월15일까지 26일간 열대야가 지속됐다.
올해 서울의 열대야 발생일은 총 26일로,이미 역대 4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1위는 1994년(36일),2위는 2016년(32일),마작 앙커3위는 2018년(29일)이다.
이러한 폭염은 도시 환경에 따라 체감 온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기상청이 지난 9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실시한 특별관측 결과,그늘이 없는 아스팔트 도로와 나무 그늘이 있는 녹지의 기온 차이는 평균 3.1도에 달했다.특히 오후 2∼4시 아스팔트 도로 1.5m 지점의 평균 기온은 32.6도로,녹지의 29.5도와 큰 차이를 보였다.도로 노면의 온도는 평균 42.9도,마작 앙커최고 45.5도까지 치솟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지면 상태나 주변 환경에 따라 기온이 높아질 수 있다”며 야외 활동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특히 키가 작은 어린이들의 경우 지면 부근의 온도가 성인이 느끼는 기온보다 10도 이상 높을 수 있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