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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운전 사고에 운수 자격 강화 검토
택시·노인회 "산업·생계형에 부담" 우려
일각에선 '타다금지법' 등 규제 개선 요구
"젊은 노동력 유입시켜 서비스 개선해야"
최근 시청역 사고 현장에서 만난 40년 경력의 서울 개인택시 기사 배모씨(68)는 "사고의 불똥이 왜 성실하게 영업하고 있는 우리에게 튀냐"며 이같이 하소연했다.그는 "페달에 블랙박스를 다는 등 기계적 조치를 취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 "가뜩이나 운수업 하겠다는 사람이 없는 마당에 우리가 검사만 자주 받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나"라고 토로했다.
운전자가 운수업 종사자였던 시청역 사고에 이어 고령 택시기사의 급발진 주장 사고까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고령 운수업자를 대상으로 한 자격 조건 강화 논의가 뜨겁다.일각에서는 "생계형 택시 운전사들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로그임"규제 개선을 통해 우버 같은 서비스를 다시 도입해 젊은 층 유입,로그임경쟁 활성화를 통한 서비스 개선 및 소비자 편익 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는 과한 규제와 제약은 고령 운전자의 반감을 살 수 있어 부담이라는 입장이다.가뜩이나 국내 운수업이 고령자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기준을 강화하면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의 수는 법인과 개인택시를 모두 포함해 10만7947명에 이른다.이는 전국 택시기사의 45%에 달하는 수치다.특히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기준 개인택시 기사의 평균 연령은 64.6세였으며 65세 이상 택시기사의 비중은 전체의 50.3%였다.서울시의 75세 이상 초고령 택시 운전자의 수도 4912명에 이른다.
운수·화물업계는 물론 대한노인회도 우려를 표명했다.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한경닷컴에 "자격검사 강화는 소수의 운전사고를 이유로 대다수 생계유지형 노인에게 피해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운수업계 노동력 노화에 대한 해답을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2020년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에 관해 재고해봐야 한다는 진단이다.쉽게 말해 여객 자동차 사업을 택시에만 국한하지 말고,대형 렌터카·자가용 영업을 허용하거나 파트타임 등 부업의 개념을 도입하면 젊은 노동력이 유입되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회사원 김모씨(30)는 "해외여행이나 출장 갔을 때 우버가 얼마나 편했는지 모른다"며 "외국 친구들은 가끔 우버로 용돈벌이도 하면서 부수입이 짭짤한 게 인상적이었다.한국은 택시 한번 부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요즘 밤에는 택시 잡기가 매우 어렵다.최근 택시 기사 고령화도 문젠데 택시 업계나 정부가 현 시스템에 안주하지 말고 다양하게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한 택시 업계 관계자는 "현 택시 관련 규제가 워낙 촘촘하다 보니 젊은 인력의 유입이 잘 안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업계서도 택시 기사가 부족해진 상황을 체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감지한 듯,변화를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지난 1월 국토부는 플랫폼 운송사업 심의위원회를 열어 우티가 택시 면허 없이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레인포컴퍼니'에 플랫폼을 개방하는 것을 허가했다.이에 그간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정식 출시를 못 했던 택시 프리미엄 서비스 '우버 블랙'이 이달 내 출시될 계획이다.고급 세단 차량과 전문 수행 기사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택시업계 생존권 위협은 고려해야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 서비스들이 안착한 측면으로 미루어볼 때,소비자 선택권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진다"며 "택시 기사의 고령화가 소비자 안전으로 직결되는 측면에서도 타다금지법 같은 규제의 재고는 소비자 선택권을 확장해주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형태로든지 기존 시스템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주거나 접근성을 강화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택시 회사들도 경쟁이 도입되면 자체적으로 서비스 차별화 혹은 강화를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비자 측면에서 구매 효율이 향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리/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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