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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형 자회사 '성공적 안착'은 호재.해외법인 경영성과는 '지켜봐야'
일반 투자자들의 배당정책에 대한 불만.기업가치 극대화의 걸림돌
타 생보사 대비 낮은 주가도 관건
여승주 부회장이 2017년 한화생명 호(號) 선장에 오른 후 한화생명 경영실적은 2022년 역성장을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하지만 보험시장의 여건은 녹록치 않다.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GA 성장에 따른 영업력 저하,손해보험업계의 성장 등으로 생명보험사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신보험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변경으로 한화생명 CSM(계약서비스마진)이 큰 타격을 입었다.투자손익 저조와 예실차·기타 부문 손실로 전체 보험손익 역시 좋지 않았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IFRS17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별도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6162억원으로 전년(7942억원) 대비 22.4%(1330억원) 감소했다.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8950억원과 비교하면 1/3 수준이다.
특히 CSM 타격이 컸다.한화생명의 신계약 CSM은 2조5412억원으로 57.9% 늘었지만 지난해 보유계약 CSM은 9조2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50억원(5%) 감소했다.실손보험 계리적 가정변경 80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한 게 가장 큰 영향이다.
삼성생명 역시 신계약 규모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삼성생명의 신계약 CSM은 3조6000억원으로 한화생명과 비교하면 약 1조원 가량 차이가 있다.같은 기간 삼성생명의 CSM 잔액은 12조2000억원으로 1월초(10조7000억원) 대비 14%(1조5000억원) 늘었다.
한화생명의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는 3조2631억원으로 52.3% 증가했고 보장성 APE는 2조4466억원으로 113.8% 크게 늘었지만 삼성생명 신계약 APE는 3조1035억원으로 전년(2조6743억원) 대비 16%(4292억원) 증가에 그쳤다.
한화생명의 보장성보험 확대도 성공했다는 평가다.누적 월초보험료는 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3% 상승했고,슬롯나라 난이도연금보험도 54억원으로 87.3% 성장했다.지난해 보장성보험 비중은 46.5%에서 56.5%로 10%p 가량 확대됐다.
다만 지난해 한화생명의 종신보험 신계약 CSM은 1조1670억원으로 194.4% 폭등했으나 CSM 확보에 효자 역할을 했던 '단기납종신보험'에 대한 금융당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그나마 자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금서)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출범이후 2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 69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매출 역시 1조5600억원으로 72.9%(658억원) 크게 늘었다.
영업조직도 지속 확대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지난해 누적 FP수는 2만7172명으로 연초 대비 7304명(36.8%) 늘어났고 이들의 정착률(43.8%→49.4%)도 오르면서 업계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보험시장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 및 생·손보 구분 없는 영업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지속 성장과 안정적 성과 창출을 위한 적극적 시장 대응 및 영업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대표이사 3연임과 부회장 승진의 기쁨도 잠깐.풀어야 할 과제 산재
여 부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으며 3연임에 성공했다.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임기를 1년 남짓 남겨놓은 여 부회장으로서는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GA 자회사인 한금서가 그간의 우려를 딛고 성공적 안착에 성공했지만 치열한 경쟁구도는 여전한 상황이다.또한 해외진출 사업도 눈에 확 띄는 성과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아울러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통한 수익창출에도 전력을 다해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일반주주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니즈(needs)도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이처럼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인다.
먼저 주요 보험사들이 장기보험 판매 방법의 하나로 GA 채널을 확대함에 따라 GA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대형 생보사 중 처음으로 GA형 자회사 한금서를 출범하고 성공적 안착을 이룬 점은 호재다.
한화생명은 현재 한금서 외에 한화라이프랩과 지난해 초 인수한 피플라이프 등 GA 3사를 보유하고 있다.이 조직에 속한 FP 수도 약 3만명에 육박하는 등 강력한 판매채널을 구축,영업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라는 자평이다.
베트남법인의 경우 2009년 4월 영업 첫해 16억원이던 수입보험료가 지난해 2100억원 이상으로 130배 이상 성장했다.지난해 당기순익도 47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311억원)와 비교해 51.4% 증가했다.진출 1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베트남법인을 방문한 여 부회장은 '2030년 베트남시장 Top 5 보험사 진입'과 '당기순익 1000억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현지직원들과 함께 의지를 다졌다.
인도네시아 시장도 글로벌 시장 확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2012년 12월 인니 현지 생보사인 '물티코' 인수 이후 현지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 법인은 2018년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다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 3월 '리포손보'의 지분인수에 이어,올해 5월 초 '노부은행'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며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도 진출했다.이를 통해 인니 현지은행의 방가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인니법인의 생보 상품과 리보손보의 손보 상품 판매의 시너지 확대를 기대하게 됐다.
특히 '리포손보'은 지난해 수입보험료 3010억원,슬롯나라 난이도당기순익 149억원을 기록하며 인수 첫해 한화생명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같은 기간 인니법인 수입보험료도 145억원으로 전년(97억원) 보다 48억원이나 늘었다.
여 부회장은 '선제적 제판분리' 등으로 국내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견고히 유지 중이나,국내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글로벌 공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특히 '노부은행' 지분투자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면서 향후 인니가 동남아 시장 확장전략의 거점이 될 것임을 자신했다.
여 부회장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지속적 이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기업가치 극대화'에도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특히 지난 2021년 회계년도부터 무배당정책을 펼쳐온 데 대한 투자자의 불만이 컸다.다행스러운 점은 지난해 실적에 따른 주당배당금(DPS)을 결정한 점이다.
◆ 타 생보사 대비 낮은 한화생명 주가.배당정책은?
한화생명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지난해 1분기에는 2500~2800원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2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으나 3분기에는 주가가 한때 223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이후부터 서서히 오르면서 연말 2700원대를 유지했다.
한화생명 주가는 올해 1분기 3000원대를 넘기면서 주가 상승의 기대를 높였으나 4월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2600원대까지 물러섰다.5월 들어서도 주가는 2800원대에서 3100원대까지 형성하고 있다.최근 1년 주가 최고치 3815원,최저치는 2150원를 기록하며 그 등락폭은 45%으로 컸다.
한화생명은 2021년부터 2022년 회계연도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IFRS17 시행 전 건전성 충당금을 쌓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면 업계 1위 삼성생명의 현재 주가는 8만5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최근 1년간 최고가는 10만85000원,최저가는 6만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비상장회사로 직접적인 주가 비교는 어렵다.다만 현재 장외거래 시 주당 가치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만 지난해 자사주 매입 사례를 기준으로 추정해 볼 때 주당가격은 3만원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난 2018년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행사로 시작된 교보생명의 주주간 분쟁은 이 회사 상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최근 5년간 배당성향
한화생명의 배당성향(PD)을 보면 지난 2017년 20%를 기점으로 2018년 20.9%로 조금 올랐다가,2019년(19.6%),2020년(13.7%)로 계속 줄었다.2021년∼2022년 회계연도 처음으로 무배당정책을 펼쳤다.
2021년 당시 한화생명은 연결기준 순이익이 1조2451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상황에서 무배당 정책을 펼쳐 주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일부 투자자들은 주가관리는커녕 배당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시장의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주당배당금(DPS) 150원을 결정했다.지난해 상반기 실적발표 이후 시장 기대치(DPS 300원)의 절반 수준이고 하반기 실적까지 감안한 최근 컨센서스(DPS 200원)보다도 낮은 배당이다.투자자들은 또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9월까지만 하더라도 배당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지만 이후 배당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는 부담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DPS 300원일 경우 배당성향 29%에 배당금 규모는 2000억원 수준이다.재무건전성을 이유로 2년간 배당을 않던 한화생명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IFRS17으로 이익이 상승했지만 근본적인 이익체력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에 대한 투자심리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5월 30일 현재 기준 한화생명 주가는 277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일주일 전보다도 약 18% 하락했다.이에 증권업계에선 목표주가를 하향 제기하는 분위기다.현 시세다 낮은 주가로 사실상 '매도' 의견인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등 금융당국의 기조를 고려했을 때 배당성향이 20%는 넘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그러나 한화생명의 이익수준이 크게 낮아지며 배당금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밑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회사 관리도 쉽지 않아 보인다.한화생명은 현재 한화손해보험(지분율 100%,자산 규모 20조원)과 한화자산운영(100%,1조2000억원),한화생명금융서비스(100%,8776억원),한화 63시티(100%,535억원),한화손해사정(100%,242억원),한화라이프랩(100%,521억원) 등 국내 6개 자회사와 베트남법인(지분율 100%),인도네시아법인(99.61%) 등 해외 현지법인 2개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내 '재무·금융통'으로 평가받고 있는 여 부회장이 올해 공격적 경영을 통해 '지속적 경영실적 달성'은 물론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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