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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서버 둔 불법 사이트 우후죽순…청소년 노린 '온라인 그루밍' 범죄도
디성센터 대응 인력 15명 수준…"피해자 지원 위해 인프라 확대해야"
[여성가족부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약 5년전 수많은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 정책이 개선됐고 처벌도 강화됐습니다.그런데도 2년 후에 제2의 N번방 사태가 다시 발생했고,최근에는 이른바 '서울대 N번방'이 일어났죠."
강명숙 한국여성인권진흥원(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 상담연계팀장은 11일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N번방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 추적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는 불법 촬영물이 거의 유포되지 않는다"며 "문제는 국외에 서버를 둔 불법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국제적인 공조가 절실하지만 국가에 따라 처벌법이 달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디성센터에서 지원받은 피해자는 8천983명으로,1117회로또번호전년(7천979명) 대비 12.6% 늘었다.
같은 기간 디성센터의 삭제지원 건수는 21만3천여건에서 24만5천여건으로,상담 지원 건수는 1만9천여건에서 2만8천여건으로 증가했다.
[여성가족부 제공]
특히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의 경우 피해자가 스스로 영상을 찍어 가해자에게 넘기는 방식이 늘면서 그 심각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성적 대화를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는 온라인 환심형 범죄인 '그루밍 범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가부의 '2022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인·협박 등에 의한 피해자의 자기 촬영·제작 방식은 2019년 19.1%에서 2022년 52.9%로 크게 높아졌다.
강 팀장은 "처음엔 손가락 등 신체 일부분의 사진을 요청하고 성적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이라며 "이를 빌미로 원하는 사진을 보내도록 협박해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촬영물을 제작해 가해자한테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딘가 내가 나온 불법 촬영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피해자는 생명의 위협과 동일한 수준의 공포를 느낀다"고 했다.
디성센터가 '청소년보호팀'을 신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미성년자가 피해를 발생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다.
김효정 청소년보호팀장은 "아동·청소년이 많이 이용하거나 성 착취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플랫폼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려되는 아이들에게 다이렉트메시지(DM) 등을 보내 디성센터로 연계한다"며 "동시에 가해자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물은 신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디성센터는 300여개의 국내외 성인사이트를 24시간 감시하고 유포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늘고 있는 '딥페이크' 등 합성이나 변형된 영상물도 찾을 수 있는 삭제지원 특화 시스템인 'DNA 시스템'도 가동하면면서 국제 공조 체계도 강화했지만,여전히 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
박성혜 삭제지원팀장은 "지난해 24만건의 불법 촬영물을 삭제했는데,1117회로또번호현재 삭제지원팀 인력은 15∼20명에 불과하다"며 "매일 피해 촬영물을 보면서 트라우마가 생긴 직원도 있다"고 토로했다.
11일 여성가족부 주최의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 프레스투어가 11일 디성센터에서 열렸다.[여성가족부 제공]
신보라 진흥원장은 "디성센터가 적극적으로 피해자 지원에 나서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 확대가 필수"라며 "올해도 사실상 인력 증원이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디성센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관 운영에 관한 근거가 명시된 '성폭력방지법' 개정안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며 "올해 정기국회에서는 꼭 통과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