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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오른쪽부터),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서 있다.연합뉴스 4일 단행된 장관급 개각은 현 정부 출범 때부터 회자된‘기획재정부 전성시대’를 다시 확인해 준 의미가 크다.윤석열 대통령의 기재부 출신 경제 관료 신임과 선호가 뚜렷하게 반영됐다는 얘기다.

1970년대 출생인 김병환(53)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초고속 승진으로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 후보에 올랐다.현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66살이다.정통 경제 관료인 김 후보자는 행정고시 37회로 현 금융위의 전신인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사무관과 서기관,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 의사총괄과장 등을 거친 뒤,기재부와 금융위가 분리되면서 기재부에서 줄곧 거시 경제 정책을 담당해 왔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에 참여한 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김 후보자 스스로도 대통령실 기념 시계를 차고 다니며 스스로‘대통령의 사람’이라 칭하는 등,윤석열 정부에 대한 높은 로열티를 과시해 왔다고 한다.금융 당국의 한 관료는 “기재부 1차관이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으로 직행하는 건 2013년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임명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이번 인사로 금융 당국 간부급들의‘기수역전’가능성도 점쳐진다.김 후보자는 현 권대영(56) 금융위 사무처장,이윤수(55)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보다 행시 기수가 1∼2회 앞서지만 나이는 어리다.향후 금융위 부위원장,금융감독원장 등 차관급 인사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김 후보자들보다 기수가 높은 경우가 많아 금융 당국 최초로 위원장의 기수가 낮은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는 셈이다.파격 인사에 따른 새로운 관계 설정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그간 이 원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비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뒤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금감원이 오히려 정책 주도권을 쥐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곤 했는데,다시 금융위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김 후보자는 이 원장의 서울대 경제학과 1년 선배다.

김완섭(56) 환경부 장관 후보자 발탁 역시 이례적이다.김 후보자는 행시 36회로 기재부 예산실에서 주로 일한‘예산통’이다.기재부 출신이 환경부 장관에 오르는 건 박근혜 정부의 조경규 전 환경부 장관 이후 8년 만이다.김완섭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기재부 예산실장,기재부 2차관 등을 지냈다‘입틀막’논란까지 이어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기후위기 대응 사업 예산 삭감 등이 김 후보자 손을 거쳤다.

옛 내무부 차관 출신인 김영진 전 강원도지사의 아들로,올해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강원 원주을에 출마했으나 낙마했다.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공직에 입직해서도 대부분 예산 업무를 맡아온 터라,환경 정책과 현안을 다룬 건 기재부 예산실 내 고용환경예산과장 근무 이력 정도가 전부다.이에 환경단체에서는 “기후위기,생물다양성위기 같은 인류위기 앞에 역할과 책무를 저버린 개각”(녹색연합 성명)이란 비판이 나온다.

예산 전문인 기재부 정통 관료 출신인 김 전 차관을 환경부 수장으로 지명한 것을 두고,환경부 안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환경부의 일각에선 “(김 후보자가 그래도) 환경 쪽 예산을 담당해 환경부 업무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막연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기재부에서 환경부 예산을 다룬 것이 환경부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도움만 될 수 있겠냐”며 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특히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새해 업무보고 자리에서 “환경 분야 규제는 풀되 기술로써 나갈 수 있도록 이 분야를 산업화,시장화해 달라”고 당부했던 만큼,환경부가 환경 보전과 오염 방지 등 본연의 임무보다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 정책에 집중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들이 가장 최근 신고한 재산 내역은 김병환 후보자 6억5천만원(지난해 말 기준),김완섭 후보자 21억8천만원(올해 총선 후보자 등록 당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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