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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부실한 재발방지대책은 미흡한 진상조사 때문… 국정조사 촉구"
현장소장·감리단장만 1심 징역형… 최고책임자 기소 여부는 미정

대전일보DB
대전일보DB
14명이 숨진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족들의 진상규명은 현재진행형이다.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으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해 왔지만,최고책임자들의 기소 여부가 불분명한 만큼 유족들은 22대 국회에 국정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현재까지 제방공사 관계자 등 42명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등 2명만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유사 사례로 꼽히는 2020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일부 책임자들이 무죄를 받으면서 오송 참사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건이다.

오송 참사 유가족·생존자협의회는 최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에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사고 발생 1년이 다 돼 가지만 책임규명이 요원하다는 주장이다.

제방공사 관계자와 관련 공무원 등 42명이 재판에 넘겨졌고,이 중 가장 먼저 기소된 미호천교 확장공사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은 1심에서 각각 징역 7년 6개월,징역 6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황이다.

반면 유족들이 지난해 8월 고소·고발한 김영환 충북도지사,이범석 청주시장,이상래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 최고책임자의 기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오송참사 시민대책위원회 소속 김성훈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장은 "(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는 현재 성인 남성 어깨 높이에 대피용 손잡이가 만들어져 있다.어떻게 올라가라는 건지,스파르타아이들은 어떻게 손잡이를 잡으라는 건지 지적할 수밖에 없다"며 "진상조사가 제대로 안 이뤄졌으니,스파르타재발방지대책이 이렇게 허술하게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며 "이런 요구들이 반복돼 왔음에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근본적으로 최고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이 없었기 때문이다.책임자들이 기소되고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오는 15일 참사 1주기를 앞두고 8일부터 희생자를 위로하는 추모행사를 진행 중이다.8-15일 일주일을 오송참사 1주기 추모기간으로 선포,이 기간 동안 기억과 다짐의 순례,진상규명·책임자처벌 촉구 결의대회,추모제 등이 예정돼 있다.참사 희생자 유족과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집 '나 지금 가고 있어'를 출간하기도 했다.

유사 사고 판결이 오송 참사 재판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도 미지수다.오송 참사 발생 3년 전인 2020년 7월 집중호우에 3명이 숨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최근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당시 부산 동구 부구청장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됐고,스파르타전 부산 동구 안전도시과장 등 교통 통제 등 실무를 담당한 직원들만 징역·금고형 집행유예,벌금형 등 유죄가 인정됐다.사고의 윗선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고경영책임자까지 안전관리 책임을 무겁게 묻겠다는 것이 중대재해처벌법 취지지만,판례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데다 최근 판결 흐름도 오송 참사 유족 입장에서 긍정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법조계 한 관계자는 "부산 침수 사고는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었다' 등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만큼 오송 참사의 경우 예견 가능성 등을 달리 할 순 있다"면서도 "최근 윗선은 처벌받지 않고 그 아래 실무진들의 과실만 인정되는 사례가 많아 오송 참사 또한 유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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