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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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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로 추정되는 저격수의 '피격'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선후보)은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구급차로 이동하면서도 유세장에 모인 청중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며 "싸우라"고 외쳤다.
 
총탄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스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은 피범벅이 됐지만 그는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고,마침 뒷 배경은 미국의 상징인 성조기가 자리잡고 있었다.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어쩌면 이 한 장면이 이번 미국 대선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범벅이 된 채 주먹을 치켜 올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는 이미 SNS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고,crs새우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그냥 이 '사진'을 자신에 SNS에 게시하고 있다. 
 
상징성과 파급력이 워낙 커 부연 설명이 따로 필요치 않다는 의미인 것이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미국 대선은 '인지력 저하' 논란을 촉발한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 남을 수 있을지와 만약 교체된다면 누가 대선에 대신 나가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처럼 어수선했던 대선판이 이번 사건으로 한순간 정적에 빠졌고,관심 대상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급차로 이송된 뒤 자신의 SNS에 "이번 사건으로 유세장에서 사망한 사람과 중태에 빠진 사람의 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하고 싶다"며 "총격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한 경호국 및 법집행 당국에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다혈질인 평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던 대목이었다. 
 
미국에서 정치인들이 암살 시도에서 목숨을 건지면 순교자의 이미지가 덧입혀지고 대중의 동정이 폭발적으로 커지는데,트럼프 전 대통령의 총격 사건 이후 행보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그것과 많은 부분이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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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공화당 소속으로 26대 대통령(1901~1901년)을 지냈던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후임의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1912년 다시 대선에 출마했다.
 
1912년 10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대선 유세중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무정부주의자가 쏜 총에 가슴을 맞았지만,crs새우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총알이 그의 가슴 주머니에 들어있던 금속 안경 케이스와 50페이지 분량의 연설문을 통과하면서 속도가 느려진 탓이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불무스(자신을 원기왕성한 큰사슴에 비유했음)를 죽이려면 총알 이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하던 연설을 1시간 넘게 이어간 뒤 병원으로 후송됐다. 
 
강인한 정신력과 의지의 상징인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미국 중서부 러시모어 산 암벽에 조지 워싱턴,토머스 제퍼슨,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함께 '큰 바위 얼굴'로 새겨질 정도로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총격 피격 직전 유세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 투사된 차트들을 보기 위해 순간 고개를 돌렸고,이 찰나의 순간이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다른 피격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유세장에 모인 청중들에게 주먹을 들어올리며 '강인함'을 과시했고,'싸우라'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밀워키에서 총격 피습을 당했고,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 자신을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지명하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밀워키로 이동하는 점도 묘한 유사점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트럼프 피격 직후 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하며 "과거 미국에서 이렇게 힘든 후보(트럼프)는 시어도어 루스벨트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피격으로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이 어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지만 트럼프 캠프는 곧바로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밀워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하기를 학수고대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부통령 후보 발표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원한','보복'이라는 키워드가 어김없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이번 사건으로 인해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 라이스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인의 정신속에는 압박 가운데서도 강인함과 용기를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고,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이후 주먹을 높이 치켜든 장면은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단순히 자당의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의례적인 행사를 뛰어넘어,판 자체가 훨씬 더 커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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