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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내 피부랑 안 맞는 것 같아.” “피부에 잘 스며들지 못하네.”

화장품 매장에서 이것저것 테스트하다 피부에 맞는 제품을 고르지 못하고 나온 경험이 있을 듯싶다‘이 화장품이 내게 맞을까’싶은 불안감도 이젠 인공지능(AI)이 해결해주는 시대가 됐다.매장에 갈 필요도 없이 온라인상에서 맞춤형 화장품을 골라주는 기업이 있다.지난 2023년 나스닥에 상장한‘오디티테크(Oddity Tech·ODD)’다.2023년 타임지가 선정한‘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100선’에 든 이 기업은 성장세를 달리는 글로벌 화장품 산업에 AI를 접목시켜 호평을 받았다.

오디티테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2013년 남매인 오란 홀츠만과 쉬란 홀츠만 에렐이 이스라엘에서 설립했다.전직 군인이자 경영 컨설턴트였던 이들은 전통적인 화장품 유통 방식에 디지털 방식을 접목하고자 했다.AI 기술을 토대로 소비자 얼굴,피부 타입,선호하는 스타일 등을 분석한다면 단순 판매에 그치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 최적화한 화장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디티테크는 AI를 활용해 피부 분석에 집중했다‘파워매치 시스템(PowerMatch System)’을 통해 소비자 피부톤을 700여개로 분류했고,10억개 이상 데이터를 통해 색감,질감,지속력을 판단하게 했다.소비자가 자신의 피부를 테스트하는 방식은 간단하다.스마트폰 사진을 통해 피부,대한 온라인 카지노머리카락 특징과 얼굴 혈류를 분석하고 멜라닌,카지노 왜차큐헤모글로빈 지도를 생성한다.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31개 파장을 감지할 수 있는‘초분광 영상(잠깐용어 참조)’기술을 활용한다.

‘일마키아제’홈페이지.AI 데이터 기반 맞춤형 화장품 추천

매장 갈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배송

2018년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메이크업 제품‘일마키아제(IL MAKIAGE)’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90초짜리 퀴즈 형식의 간단한 질문을 통해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파운데이션을 추천한다.정확한 색상 선택이 가능해지며,반품률이 기존 업계 평균보다 현저히 낮아졌다.전자상거래 조사 업체‘디지털커머스360(Digital Commerce 360)’조사에서,일마키아제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뷰티 브랜드로 꼽혔다.2020년 영국·독일로 영토를 넓혔고 호주,카지노 박소정아일랜드,프랑스,덴마크,스웨덴 등에 진출했다.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이 브랜드는 3년 만에 연매출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넘어섰다.

두 번째 브랜드인‘스포일드차일드(SpoiledChild)’는 안티에이징(노화방지) 영역을 공략했다.뷰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헤어·스킨케어 브랜드로 주름 방지,모발 손상 등에 최적화됐다.역시 AI 기술을 도입해 고객 피부와 모발 상태에 맞는 제품을 추천한다.

맞춤형 뷰티 시장은 성장 일로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맞춤형 화장품 규모는 2020년 7억5300만달러(약 1조863억원)에서 지난해 29억7500만달러(약 4조2920억원)로 네 배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같은 기간 전체 뷰티 시장이 30%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맞춤형 화장품 시장 성장세는 두드러진다.AI를 접목시킨 뷰티 시장도 미래가 밝다.2023년 32억달러(약 5조6265억원)였던 시장 규모는 2028년이면 81억달러(약 11조6858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오디티테크는 화장품 플랫폼에서 그치지 않고 생명공학 기업으로 진화했다.2023년 미국 보스턴 AI 생명공학 스타트업‘레벨라(Revela)’를 7600만달러에 인수하며‘오디티랩스(Oddity Labs)’를 출범시켰다.이 회사는 화장품용 물질,프로바이오틱스,펩타이드 등 새 원료를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예를 들어,스포일드차일드 스킨케어 제품에 개인 피부 상태를 고려해 펩타이드·항산화 성분을 가미하는 식으로‘초정밀 맞춤’제품 개발에 나선 식이다.

오디티테크 이용자는 약 5000만명으로 글로벌 뷰티 플랫폼으로 안착했다.일각에서는 딥시크 출연으로 AI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호재로 판단한다.그만큼 투자금을 줄일 수 있어서다.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운영하며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재사용 가능한 친환경 패키징을 도입한 점은 MZ세대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었다.

나스닥 상장하자마자 급등

JP모건 “AI 뷰티 성장세 뚜렷”

주식 시장에서도 호평받았다.2023년 7월 나스닥 상장 과정에서 기관 수요 예측부터 대흥행했다.공모가를 32~34달러로 하려 했으나 최종적으로 35달러로 결정했다.상장 첫날 주가는 35% 급등한 47달러에 마감됐다.향후 성장세가 뚜렷한 화장품 시장에 AI가 접목됐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지난 2월 18일 기준 주가는 44달러로 초반 기세는 꺾였지만 시가총액은 25억4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JP모건은 최근 목표주가 55달러를 제시하며 기업분석 대상 명단에 오디티테크를 추가하기도 했다.

2020년 1억달러 수준이던 매출은 2억2260만달러(2021년),3억2450만달러(2022년),5억900만달러(2023년)로 매년 급증했다.아직 공시 전이지만 2024년 매출은 6억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영업이익은 2023년 7000만달러를 돌파했고,영업이익률은 14.6%에 달한다.뷰티 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빠른 속도다.

주주도 화려하다.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인 엘캐터톤(L Catterton)은 2017년 오디티테크에 9500만달러(약 1213억원)를 투자했다.현재 31%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엘캐터톤 펀드의 관리 파트너 마이클 페랄로는 상장 당시 “오디티테크는 성장,규모 및 수익성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오디티테크의 꿈은‘뷰티 업계 넷플릭스’다.AI,생명공학,데이터를 접목시켜 전례 없는 새로운 화장품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다.오란 홀츠만 오디티테크 최고경영자는 “오디티테크는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브랜드를 개발하고 고객별로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기존 레거시 뷰티 시장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 상승 걸림돌도 없지 않다.오디티테크는 오디티랩스 투자를 크게 늘리는 등 성장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또한 스킨케어 부문에서 제품 가짓수를 확장하며 비용이 늘어났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최근 생명공학 연구 핵심인‘레벨라’창업주 이반자오(Evan Zhao)가 회사를 떠났다는 점도 증권가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대목이다.핵심 개발 인력 유출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방향이 변경될 수 있어서다‘틱톡’금지에 따른 마케팅 채널 약화도 위협 요인 중 하나다.

잠깐용어 *초분광 영상(Hyperspectral Image) 빛의 파장은 자외선,카지노사이트 평점적외선,가시광선으로 나눈다.사람은 가시광선 영역만 본다.초분광 센서는 가시광선뿐 아니라 적외선,자외선 영역을 감지한다.또한 사람은 적색,녹색,청색(Red,Green,Blue·RGB) 영역의 세 가지 밴드 가시광선만 본다.초분광 영상은 가시광선 영역 이상으로 확장하며 무수히 많은 밴드로 스펙트럼을 나눠볼 수 있다.즉 눈으로 볼 수 없는 영역의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명순영 기자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8호 (2025.02.26~2025.03.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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