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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열 인천권역외상센터장 인터뷰
“최초 권역외상센터,서울·경기서도 환자 몰려
권역 간 의료진 불균형,슬롯 단속정부 차원서 점검해야
보수 적고 소송 많은 과,기피 이유 해결해야”
“인천 지역에서 발생한 외상 환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받습니다.서울·경기 등 타 권역에서 이송 요청이 오더라도,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는 다 받아요.우리가 아니면 이 환자는 살 수 없다는 생각으로요.”
지난 17일 인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만난 현성열 센터장은 “서울·경기 환자 이송 요청이 우리까지 왔다는 건 더 이상의 선택지가 없다는 뜻이니,위중한 환자는 일단 생명만 살려 놓자는 생각으로 최대한 받는다”고 말했다.
월요일인 이날 오전 8시.현 센터장은 서둘러 의국 회의실로 향했다.주말 사이 들어온 환자들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는 자리다.회의실은 외상 전담 전문의와 간호사 등 30여명으로 가득 찼다.이날 회의에서 논의한 환자 20여 명 중 4분의 1이 서울 양천구,경기 수원·용인 등 인천 밖 지역에서 사고를 당했다.
주말에 근무한 외상외과 전문의는 “서울 목동에서 구조물이 머리에 떨어져서 출혈 심하고 세츄레이션(혈중산소포화도)이 78까지 떨어졌는데,당장 받을 병원이 없어 결국 우리 센터로 왔다”고 설명했다.현 센터장은 “이제 수도권 곳곳에서 오는구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전국 17곳의 권역외상센터는 해당 지역에서 교통사고니 추락,둔기 손상,제왕카지노 올인구조대자상을 당해 다발성 골절,익스트림 바카라 레전드과다 출혈 등을 보인 중증외상 환자가 바로 수술·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상시 운영된다.그러나 길병원에는 서울 양천구·금천구·구로구,경기 김포·부천·수원·용인 등 수도권 전역에서 환자가 몰려든다.길병원 외상센터는 인천뿐 아니라 수도권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현 센터장은 외상센터 간 의료진 불균형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지적했다.그는 “외상센터에는 흉부외과,정형외과 의사가 필수이지만,서너 곳을 제외하고는 응급의학과 의사 한 명만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덕에 병원 운영은 유지되지만,인력난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필수의료의 인력 부족은 대표적인 비인기과로 꼽히는 외상외과에 더 치명적이다.외상 전담 전문의가 되려면 의대를 졸업한 뒤 외과·흉부외과·정형외과·신경외과 전임의(펠로우)까지 10년 이상 수련하고,이후 세부 전공으로 외상외과를 선택해 2년을 더 배워야 한다.
현 센터장은 “외상 전담 전문의는 원래‘돈 못 버는 과’로 낙인이 찍혀 있다”며 “수련 기간도 길어서 평소 수련의가 4명 정도에 불과한데,의정 갈등까지 겹치면서 작년에 1명 들어온 게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외상센터 의료진들은 의료 소송 부담도 크다.현 센터장은 “수술 흉터가 크게 남았다는 이유로 의료진을 고소하는 경우도 있다”며 “목숨을 살렸음에도 소송이 이어지고,집행유예만 받아도 의사 면허가 취소되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센터장은 “의사가 늘어난다고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당연한 말이지만 전공의들이 외상센터를 기피하는 이유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88년 의사면허를 딴 38년차 의사다.의사 생활 대부분을 응급의료센터(응급실)에서 보냈다.그 사이 흉부외과·응급의학과 전문의에 중환자의학·외상학 세부 전문의를 땄다.2014년 국내 최초로 길병원에 권역외상센터가 문을 연 이후 외상센터로 자리를 옮겼다.지난해부터는 센터장을 맡고 있다.
현 센터장은 병원에서 TV드라마‘낭만닥터 김사부’의 김사부처럼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잘 웃지 않지만,속으로는 따뜻한‘츤데레’교수로 통한다.오전 회진을 돌 때도 환자에게 부드러운 말은 하지 않는다.“걸을 수 있어요?아픈 데 있어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말만 묻고 떠난다.
병실을 나오면 바로 바뀐다.의사,간호사들에게 “저 환자 걸을 때 어지럽지는 않은지 잘 살펴달라”고 신신당부한다.회진을 함께 돈 의료진에 늘 커피를 사며 티타임을 갖는 것도 그만의 격려 표현이다.
현 센터장은 의사면허를 따고 이듬해부터 2년 동안 시골 보건소에서 일한 경험이 자신을 이곳 외상센터로 이끌었다고 했다.그는 당시 전남 나주의 보건소에서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아오기 힘든 고령 환자를 찾아 마을을 돌며 방문 진료를 했다.치료 받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쉽사리 떠나지 못해 계획한 것보다 근무 기간이 늘었다.
그러다 보니 전문의도 동기보다 2년 늦게 시작했다.현 센터장은 응급의학과에 이어 외상 센터를 선택한 것도 준비 없이 갑자기 사고를 당한 응급 환자들도 시골의 고령 환자들처럼 자신이 찾지 않으면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는 “내게 오는 모든 이를 살리진 못하더라도 환자에게 우리 센터가 마지막 선택지라는 마음으로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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