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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시민 안전 위한 결정…철거 뒤 폐기”
14년 전 민간에서 기증받아 서울 지하철 역사에 설치돼 있던 독도 모형이 최근 잇따라 철거됐다.광복절을 앞둔 시점에 독도 모형이 사라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서울교통공사는 시민 안전을 위한 조처였다고 밝혔다.
14일 서울교통공사는 2호선과 8호선이 다니는 잠실역과 3호선 안국역 대합실에 설치돼 있던 독도 모형을 철거했다고 밝혔다.잠실역의 독도 모형은 8일,2천원 복권안국역은 12일 철거됐다.
이들 독도 모형이 지하철 역사에 등장하게 된 것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던 2009년 서울시의회는‘독도수호를 위한 서울시 대책마련 촉구 결의안’을 마련했다.이듬해 당시 서울메트로(현재 서울교통공사)는 강남디자인모형이 제작·기증한 독도 모형을 잠실역과 시청역,2천원 복권종로3가역,이태원역,2천원 복권김포공항역 등 5곳에 설치했다.이후 종로3가역에 설치된 모형은 안국역으로 옮겨졌다.
독도 모형은 가로 1.8m,세로 1.1m,높이 0.9m로 실물의 700분의 1 크기로 제작비용은 1개당 2000만원 정도다.설치 당시 서울메트로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용 인원이 많은 환승역에 설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독도 모형이 사라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요즘 서울 지하철역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 널리 공유됐다.글쓴이는 독도 모형이 사라진 잠실역과 안국역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광복절을 앞두고 싸한 느낌”이라는 적었다.이에 일부 누리꾼들은‘기가 찬다‘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독도 모형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잠실역과 안국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로,독도 모형이 시민들의 동선을 방해해 부딪힘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잠실역의 경우 10일 별내선 개통되면서 역사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며 “안국역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데 통행로 중앙에 설치된 독도 모형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그는 “이태원 참사 이후 인구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와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하철과 역사에 시민들이 몰리는 이른바‘지옥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는 차원에서의 조처”라고 덧붙였다.
철거된 독도 모형은 폐기 처분된 것으로 전해졌다.역사 안 다른 공간으로 독도 모형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게 공사 쪽의 설명이다.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작가가 있는 예술품이 아닌 단순한 모형이고,설치된 지도 오래돼 별도로 보관하지 않고 폐기 조처했다”고 말했다.다만 시청역과 이태원역,김포공항역에 남아있는 독도 모형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철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독도 모형을 제작해 기부한 강남디자인모형 관계자는 한겨레에 “(서울교통공사가) 4~5년 전부터 모형이 낡아 철거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계속 해왔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철거했다는 서울교통공사의 결정을 이해하긴 하지만,좋은 뜻에서 기증한 모형이 철거돼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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