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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법 '정서적 학대행위' 금지 기준 모호
"교권보호 4법 개정안 시행에도 변화 없어"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제도가 마련됐지만 교사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이들은 정상적으로 학생을 지도하고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교원지위법 등 이른바 '교권보호 4법'이 개정돼 올해 3월부터 시행 중이다.이들 법안은 모두 교원의 정당한 학생 지도를 보장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특히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되더라도 임용권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처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교육활동 침해 유형에 공무집행방해죄,무고죄를 포함한 일반 형사범죄와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도 추가됐다.
문제는 교권보호 4법 개정안이 교권 지위 회복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서울교사노조가 서울시민 1000명과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4.1%는 교권보호 4법 개정 이후에도 교육활동 보호 수준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한다'는 아동복지법 17조5항 때문이다.정서적 학대행위 기준이 모호해 교원들은 정당한 학생 지도를 하더라도 무분별하게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울교사노조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2%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답했다.교권 보호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으로는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개정'(58.7%)을 꼽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학생의 소지품을 검사할 수 있다',u-23 야구 월드컵'문제학생은 상담실로 보낼 수 있다' 등 교칙을 만들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정서적 학대행위 조항이 유효해 언제든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당할 수 있어 두렵다"며 "구조 자체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사들은 계속해서 소극적 지도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또다른 초등학교 교사 B 씨는 "최근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 뒤로 분리했더니 학부모가 교육청에 아동학대라고 민원을 넣었다"며 "정당한 학생 지도를 하더라도 아동학대로 신고받을 수 있어 교권보호 4법이 개정됐어도 현장에선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 C 씨 역시 "아동복지법 개정이 안 돼 학생들은 여전히 학교에서 무소불위로 교권 침해를 일삼고,학부모들 사이에선 아동학대 신고로 교사를 괴롭힐 수 있다는 것만 널리 퍼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수업 중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을 지적했는데 어머니가 '선생님 때문에 애가 겁에 질렸다'며 학교에 와서 소리를 질렀다"며 "아동학대로 걸릴까봐 참고 사과하고 마무리했다.서이초 사건 후 1년이 지났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아동학대 신고를 무기로 교사에게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고 교육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이초 사건 1주기를 맞아 최근 국회에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막는 서이초 특별법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교사 출신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행위 요건을 명확히 하고 학생에 대한 물리적 제지를 법제화하는 내용이 담긴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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