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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제조책 활동 혐의
1심서 징역 23년…판결에 불복해 쌍방 항소
검찰 "신종 보이스피싱…사안·죄질 중하다"
공범 중형 고려해 제조책에 무기징역 구형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26)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이씨 측도 같은 날 항소했다.
검찰은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영리적인 도구로 삼아 마약 음료를 마시게 했다"며 "마약 음료 1병당 사용된 필로폰양이 성인 1회 투약분의 약 3.3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미성년자의 학부모들을 상대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며 협박까지 했다"며 "국내외에 있는 다수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치밀한 계획하에 역할을 분담해 저지른 신종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사안과 죄질이 매우 중하다"고 했다.
또 "피고인 이씨는 모든 범행을 기획하고 지시한 주범으로 장기간 해외 도피하다 검거됐다"며 "1심 판결의 양형은 가벼워 부당하므로 죄질에 상응하는 중한 형을 선고받도록 하기 위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마약 음료' 범행에 가담한 공범들이 각각 징역 10~18년을 선고받고 상고심이 진행 중인 것을 고려해 주범인 이씨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었다.
나아가 범행에 사용된 메신저 계정을 제공한 방조범 2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선 "이들은 수천 개의 계정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전문적으로 공급해 주는 일을 해왔다"며 "본인들이 제공한 계정이 범행에 사용될 수 있다는 사정을 몰랐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정진)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86만원을 명령했다.또 공범으로 지목된 김모(42)씨에게는 징역 2년6월을,야구 글러브 사이즈또 다른 김모(27)씨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공갈미수,야구 글러브 사이즈공갈미수방조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공범 류모(28)씨와 박모(28)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 집단과 관련한 마약 이용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표적으로 삼아 마약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를 협박하려고 계획하고 실제 실행에 옮긴 범행"이라며 "미성년자를 영리 도구로 이용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가짜 시음 행사를 열고 마약음료를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나눠준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은 이씨를 마약음료 제조책으로 보고 있다.
당시 범행을 벌인 일당은 마약음료를 마신 피해 학생의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마약을 복용했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지난 2022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중국에 머무르며 국내외 공범들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고 주중대사관 경찰주재관을 통해 중국 공안부와 핫라인을 가동해 이씨를 추적했다.
한편 현재까지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해 국내에서 체포된 주범들은 중형을 선고받았다.그중 마약음료 제조책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 길모(27)씨는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