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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12일 오전 시간당 1먼30원 의결
한국노총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노동자 농락"
민주노총 "결정구조 바꿔야…제도개선 투쟁 나설 것"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제도 도입 37년 만에 처음으로 1만원을 넘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됐지만,노동계는 일제히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임금삭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2일 오전 각각 비판 성명을 냈다.
한국노총은 "일부 언론 등에서 1만원 돌파가 마치 엄청난 것인 양 의미를 부여하지만,쿠키런 챔피언스리그1.7%라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이며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이라며 "역대급으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 결과에 실망했을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죄송한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4차 수정안까지 노사 간 격차는 9.1%였는데,이때 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5차 수정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하라는 압박을 가했다"며 "이에 노사가 공익위원의 역할을 촉구하며 심의촉진구간 제시를 요구해 나온 구간이 '1.4%~4.4% 인상'이었다.이 구간 자체가 이미 사용자 측에 유리하게 나왔다"고 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그래도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심정에서 이 구간의 중간인 2.9%보다 낮은,물가상승률 예상치만큼인 2.6% 인상안을 제시한 반면 사용자측은 겨우 1.7% 인상안을 제시했다"며 "그럼에도 공익위원 다수는 사용자 편에 서 상식적인 인상안을 제시한 한국노총 노동자위원들과 저임금 노동자들을 농락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돌이킬 방법은 없지만,하반기 한국노총은 플랫폼과 특수고용(특고)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적용,업종별 차별적용 완전 철폐를 위한 입법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익위원들의 심의촉진구간 제시에 항의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한 민주노총도 "해마다 이어지는 고물가 시대를 가까스로 견뎌내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들은 쪼들리는 고통 속에서 1년을 또 살아가야 한다"며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 요구가 노동계에서 처음 나온 지 10년이고,지지난 대선에서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을 내세운 지도 7년이 지났다"며 "그 사이 물가는 곱절로 뛰었고,쿠키런 챔피언스리그최저임금 산입범위 변경으로 실질임금은 하락했다.최근 2년 간의 물가폭등기에는 최저임금이 물가인상폭보다 적게 오르면서 또 실질임금이 하락해 최저임금은 본래 취지를 이미 잃어버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사가 공방을 벌이다 마침내는 공익위원이 '정부의 의지'를 실현하는 현 최임위 논의 구조에서는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공익위원들은 제 입맛에 맞는 제시안이 나올 때까지 양측에 수정안 제시를 요구하다 종국엔 자신들이 만든 근거 없는 산출식으로 심의촉진구간을 설정했다.근본적 변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또 경영계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이번 터무니없는 최저임금의 근본적인 원인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은 파괴되든 말든 관심조차 없던 사용자들의 무책임함과 잔인함에 있다"며 "처음엔 차등적용을 운운하며 차별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더니,임금 수준 논의에서는 동결을 주장하며 어깃장을 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최임위 결정구조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이라는 최저임금제도의 본래 취지를 달성할 수 없음을 이번 회의 과정에서 절실하게 확인했다"며 "제도 개선 투쟁에 즉각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