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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꿈꾸다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20대 여대생이 생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600만 원을 대학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남겼다.

10일 대구대에 따르면 이 학교 생물교육과에 재학 중 지난달 22일 스물 두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차수현 씨(사진)의 아버지 차민수 씨(55)가 최근 학교를 방문해 대학발전기금을 전달했다.차민수 씨는 딸이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이라며 교사의 꿈을 대신 이뤄 줄 후배들에게 써 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차수현 씨는 2021년 대구대 사범대 생물교육과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 검진에서‘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진단을 받았다.이 병은 대장이나 직장에 수 백에서 수천 개의 선종이 생기는 질환이다.20여 년 전 아버지 차 씨도 이 병으로 장기간 투병했다.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병이었지만 딸 수현 씨는 수술보다는 자연 치유를 택했다.대장 수술 후유증을 우려한 탓이었다.

차 씨는 아픈 몸으로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한 학기도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같은 학과 문동오 교수 사무실에서 연구 학생으로도 활동했다.

경북 경산시 진량읍 대구대 사범대 인근 벤치에 고 차수현 씨를 기리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대구대 제공
경북 경산시 진량읍 대구대 사범대 인근 벤치에 고 차수현 씨를 기리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대구대 제공
그러다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절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는 “딸이 4학년 때 하는 교생 실습을 그토록 하고 싶어 했는데,야구 하의 그레이그걸 하지 못해 매우 속상해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차 씨는 지난달 22세의 꽃다운 나이에 끝내 숨을 거뒀다.

그는 병상에서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던 중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 얘기를 꺼냈다.

차 씨는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아버지는 “딸의 소중한 뜻이 담긴 이 돈이 교사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작게나마 응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차 씨가 평소 생활했던 사범대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그의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겨 그의 소중했던 꿈을 기리기로 했다.

이정호 대구대 부총장(생물교육과 교수)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이루 헤아릴 수 없겠지만,야구 하의 그레이같은 학과 교수로서 제자를 잃은 마음 또한 황망하기 그지없다”며 “그의 못 이룬 꿈이 캠퍼스에 잘 간직되고 후배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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