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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일차전지 충전량 100% 상태 보관…화재시 연쇄폭발 가능성 높아
배터리·소재업계 "체계적 안전관리·소방시스템 갖춰"…화재 가능성 줄이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중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물과 쉽게 반응해 열을 내는 리튬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전기차와 노트북 등 일상생활에 많이 쓰이는 이차전지 역시 리튬을 활용하는 만큼 화재 가능성에서 100% 자유로울 수는 없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아리셀 공장의 전날(24일) 화재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화재에 취약한 리튬 일차전지인 탓에 피해가 더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번호 3번인 리튬은 가벼운 알칼리 금속이다.쉽게 말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속 중 세 번째로 가볍다.다른 금속과 비교해 작고 가벼워 단위당 높은 에너지 밀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번 화재 공장은 한번 쓰고 버리는 리튬 일차전지를 생산했다.리튬 일차전지는 수명이 길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군이나 산업계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문제는 일차전지는 충전해서 다시 쓰는 이차전지와 달리 SOC(State of Charge·충전 잔량) 100% 상태로 보관된다는 점이다.충전율과 화재 위험성은 비례할 수밖에 없다.순수한 리튬을 사용한다는 점도 위험을 키웠다.순수 리튬은 물과 만나면 수소가 발생해 폭발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배터리 셀 하나가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리튬이온 배터리가 보관된 3동 2층 내 약 3만 5000개에 불이 붙어 더욱 확산됐다.물과 쉽게 반응하는 특성상 화재 초기 진압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차전지는 SOC를 30% 이하로 보관하고 고객사에 판매된다.화재 위험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순수한 리튬 대신 안정된 산화물 형태를 쓴다는 점도 일차전지 대비 안전한 이유다.
그렇다고 이차전지의 화재 위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지난 2022년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를 일으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은 이차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였다.
특히 열 폭주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전지는 크게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으로 이뤄진다.이중 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분리막에 손상이 생기면 양극과 음극이 만나 열을 내고 화재로 이어지는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배터리·소재 업계는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 절차를 구축하고 있다.소재 업계는 리튬을 별도의 항온·항습 자동화 창고에 소분해 보관한다.다른 인화물질 접근을 완전히 차단한 구조다.배터리사는 완제품을 간격을 두고 개별 트레이에 두고 보관한다.제품별 스프링클러를 각각 설치해 비상시 초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생산 및 연구시설 지역마다 자체적인 소방방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소방서보다 빨리 인력이 출동해 1차 대응할 수 있도록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불연성인 고체다.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로 상용화까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화재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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