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해상 통행 주도권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포문은 중국이 열었다.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필리핀이 난사 군도 런아이자오(스플래틀리 군도 세컨드토머스 암초의 중국 이름) 인근에 보급품을 전달하거나 병력을 이동시키려면 중국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지역이 자국 영해인 만큼,이동 시 중국의 허락을 받으라는 의미다.
필리핀은 발끈했다.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중국 주장은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며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필리핀 영해 내 적법한 활동에 중국 승인은 필요하지 않다.외국의 간섭과 위협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지난 7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대가 탄 고무보트(앞)가 필리핀 해경 보트(뒤)의 해상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필리핀 해안경비대 제공
이는 지난달 양국 해상 갈등 연장선상에 있다.세컨드토머스 암초는 남중국해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이다.필리핀은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에 맞서 1999년 암초 인근에 낡은 군함을 일부러 좌초하고,스페인 월드컵 우승횟수이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해군을 상주시키고 물자를 보급하고 있다.
중국은 필리핀 측이 불법으로 암초를 점거했다고 주장하며 필리핀군이 생필품과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해 보급선을 보낼 때마다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지난달에도 중국 해경이 필리핀 보급물자를 빼앗아 배 밖으로 버리고 아픈 병사들이 치료 목적으로 이동하는 것조차 방해했다는 게 필리핀 정부 주장이다.
이에 중국은 필리핀군이 먼저 자국 해양경비대를 향해 총구를 겨눴기 때에 방어에 나선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양측의‘네 탓 공방’이 이어졌다.보름간의 기싸움 끝에 이번에는 남중국해가‘누구의 바다인가’라는 근본적 문제로 돌아와 또다시 도돌이표 논쟁을 이어가는 셈이다.
베트남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바크 캐나다 암초의 인공섬.CSI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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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인공섬,중국의 50% 육박
국제사회 시선이 중국과 필리핀 간 해상 갈등으로 쏠린 사이,남중국해 한쪽에서는 베트남이 급속도로 영역을 늘리고 있다.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는 9일 “베트남이 스플래틀리 군도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2.80㎢를 새로 매립했다”고 발표했다.이는 2022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매립한 면적(3.04㎢)에 육박한다.앞선 2년간의 성과를 6개월 만에 따라잡았을 정도로 남중국해 인공섬 확장에 속도를 낸 것이다.
올해 5월 기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가장 큰 인공섬 10곳.CSIS 제공
베트남은 중국과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3년 전 베트남의 남중국해 매립 면적은 중국이 매립한 면적의 10분의 1 미만(1.33㎢)에 불과했지만,이제는 중국(18.82㎢)의 절반 수준(9.55㎢)에 달한다.3년 사이 7.2배 넓어졌다.스프래틀리 군도에서 가장 큰 인공섬 10위 내에도 베트남 인공섬이 다수를 차지했다.현재 이 일대에서 가장 큰 인공섬 1∼3위는 중국 암초다.4~10위에는 모두 베트남의 인공섬이 자리했다.
베트남이 넓어진 인공섬을 전초기지 삼아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AMTI는 “참호와 해안 방어 시설,임시 헬리콥터 착륙장이 여러 인공섬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중국 베이징 싱크탱크인 궈관즈쿠도 “베트남이 이 지역에서 군사활동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이며 갈등 상황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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